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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굴업도 골프장 건설은 철회되어야 한다

인천시와 옹진군이 인천 앞바다에 떠 있는 우수한 관광자원인 굴업도를 2012년 아시안게임을 빙자해 골프장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어 환경단체와의 충돌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우수한 자연미는 한번 훼손되면 복구가 불가능한 재화이다.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자치단체의 행정이 정말 한심스러울 따름이다.

국내굴지의 재벌인 CJ그룹 계열사인 CN레저산업(주)은 지난 4월 굴업도에 ‘골프장 및 리조트사업’을 벌이겠다는 사업제안서를 인천시와 옹진군에 제출했는데 양 행정기관은 이에 대해 깊은 고민도 없이 허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옹진군에서 요약해 발표한 사업 제안서를 보면 CJ측은 이미 굴업도 토지 172만2천545㎡ 가운데 98.5%를 매입했으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이전까지 2천564억원을 들여 골프장과 해양리조트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국녹색회 등 환경단체는 지난달 11일 이 사업주체인 CN레저산업이 골프장을 건설할 경우 산지로 이루어진 굴업도는 절반가량이 파헤쳐질 수밖에 없다며 골프장 건설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회사가 옹진군에 제출한 예비환경보고서에는 굴업도에는 상징적인 식생분포와 희귀동식물의 서식처가 없다고 허위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가 조사한 바로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멸종위기 1급인 먹구렁이, 멸종위기 2급인 검은머리물떼새 3종이 목격됐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또 이 섬에 골프장이 들어설 경우 골프장에 투입될 농약과 화학비료가 섬뿐만 아니라 인군바다까지 오염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CN레저산업측은 “천연기념물은 대체서식지를 마련해 줄 경우 개발이 가능하다고 법에 명시돼 있고, 골프 수요가 높아서 해외 골프까지 나가는 마당에 인천 지역에 골프장을 유치하는 일은 자치단체가 더 원하는 바”라며 공사를 강행할 자세이다.

굴업도는 인천 서남방 90㎞, 덕적도에서 13㎞ 떨어진 덕적도의 ‘파도막이’ 구실을 해온 섬이다. 자연미가 뛰어나고 민어어장으로 유명하다. 한때는 수백 척의 배가 모여들어 장관의 파시를 이루던 곳이다. 그 섬을 지난 1994년 12월 22일 정부가 핵폐기장 설치후보지로 선정했다가 곤욕을 치렀던 아픈 역사를 남긴 섬이다.

골프가 국민 스포츠로 자리를 잡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골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하늘이 준 풍광지를 파헤치고 골프장을 건설한다는 것은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우리는 인천시와 옹진군이 환경단체의 의견을 수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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