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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생선회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생선은 기독교와 불교에서 친근한 상징으로 다가온다. 기독교에서 생선 문양은 서기 1세기경 카타콤(지하교회)에서 유래한 그리스도의 적과 아군을 구별하는 신호였다. 물고기 안의 그리스 글자는 ‘물고기’지만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의 머리글자를 뜻한다. 불교에서의 물고기는 일체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난 자유로움을 상징한다. 그것은 또 물고기처럼 항상 눈을 뜨고 깨어서 정진하라는 표지이기도 하다.

살아있는 물고기를 껍질을 벗기고 칼로 얇게 썰어서 양념과 함께 먹는 생선회는 뭇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특히 미식가들이 시간과 장소에 따라 많이 잡히는 어종을 냉동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회를 떠서 먹을 때 느끼는 팔팔하고 고소하고 쫄깃쫄깃하며 신선한 맛은 천하의 일품이다. 생선회는 동물성의 지방에는 거의 없는 고도불포화지방산 기능성 물질과 양질의 단백질로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과 같은 성인병 원인물질을 감소시키며, 혈전을 억제하고, 순환기 계통의 질병을 예방하는 식품으로 정평이 있다.

가수 겸 DJ인 윤종신이 18일 자신이 진행하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느닷없이 여자를 생선회에 비유했다. 그는 “(여자는) 일단 신선해야 하고 쳐야 한다”고 말한 뒤 주위 사람들이 만류하자 “웃자고 하는 소리”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더 나아가 “남자들은 신선한 여자를 찾는다. 오래되면 질려한다”고 떠들어댔다. 이 방송에 출연한 가수 정지찬도 “신선하지 않아 버리고 그걸 (다른 남자가) 찌개 끓여먹으면 부러워한다”고 저속한 말로 맞장구쳤다.

말은 한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 공중파 방송을 통해 여자를 생선회에 비유하여 신선하게 먹는 대상으로 삼는 발언은 자신의 사고의 수준과 행동의 실체를 폭로할 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여성을 비하해 혐오감을 주는 망언이 아닐 수 없다. 청취자들과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윤종신은 19일 방송을 통해 “하지 말아야 할 비유를 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생선회의 뒷맛은 싱싱하지만 윤종신의 뒷맛은 개운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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