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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탕평책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중국의 ‘서경(書經)’ 홍범조에 “치우치지 않고 무리 짓지 않으면 왕도는 탕탕하고, 무리 짓지 않고 치우치지 않으면 왕도는 평평하다(無偏無黨王道蕩蕩 無黨無偏王道平平)”는 구절이 있다. 조선 후기의 왕 영조는 당쟁의 폐단을 뼈저리게 느끼고 탕평책(蕩平策)을 도입하여 노론과 소론측 인물을 고르게 중용했다. 영조는 유생들에게 당쟁에 관한 상소를 금지시키고 성균관 입구에 탕평비를 세웠다.

탕평책이란 당파와 지역을 차별하지 않고 인재를 고르게 발탁하여 적재적소에 쓰는 평등과 박애를 지향하는 민주적이고도 진보적인 사관과 폭넓은 도량을 대변한 국정운영 철학이요, 인사관리 방안이었다. 자유민주시대에도 국가의 지도자들은 코드에 맞는 자들만 가까이 불러 쓰는 폐쇄적 인간과 연령, 지역, 성별을 가리지 않고 국가에 충성하고 자기 영역에서 투철한 전문가들을 고루 등용하는 개방적 인간으로 나뉜다.

20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결정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튿날 오전 국회 당 대표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선과정에서 참 섭섭하고 ‘이 사람들이 이럴 수 있나. 아마 경선이 끝나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경선이 끝난 후 그런 마음이 눈 녹듯 녹는 것을 느꼈다”며 “상대 후보측에 있었던 사람 중 ‘나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현재 당의 인기가 높다하지만 범여권에게 유리할 것이 명백한 남북한 정상회담이란 벽을 넘어야 하고 우리 사회에 강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진보의 흐름과 맞서야 하기 때문에 범여권이 단일 후보를 내세울 경우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싸움을 각오해야 한다. 따라서 편 가르기와 보복의 칼이 아닌 탕평책을 쓰고자 하는 이명박 후보의 선택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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