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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신정아 의혹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예수 그리스도는 신약성경의 마태복음 10장 26절에서 “감추인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지게 마련이다”고 경고한다. 고구려 고국천왕 시절 유명한 재상이었던 을파소는 단군으로부터 받은 참전계경(參佺戒經)에서 “가장(假章)은 문장을 거짓으로 꾸며 속임이니, 붓을 잡은 사람은 글로써 희롱하니, 글씨를 바꾸어 착하고 어진 사람을 모함하고, 영악한 것을 종용하여 착함과 악함을 거꾸로 하고, 길함과 흉함의 자리를 바꾸나니, 한 사람을 속이면 한 세상을 속이는 것이니, 하늘이 반드시 용납하지 않을진대…”라고 설파한다.

신정아라는 30대 중반의 여성이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은 사실이 없는데도 미국의 명문 예일대학교의 박사인 것처럼 속이고 동국대학교 조교수로 임명됐으며, 이러한 가짜 학력을 기반으로 미술계의 요직을 섭렵하더니 마침내 광주 비엔날레의 예술감독으로 내정되기까지 숱한 화제를 뿌렸다. 문제는 그녀의 가짜 행각의 배후에서 누가 힘을 써서 이러한 일이 벌어질 수 있었느냐는 점에 있다.

작금의 각종 설을 정리하면 동국대학교의 홍기삼 전 총장이 그녀의 교수 임용에 깊이 관여했으며, 이 대학의 재단 이사 장윤 스님이 신정아의 가짜 의혹을 제기했다가 이사직에서 물러났으며, 그 후 청와대 변양균 정책실장이 장윤 스님에게 자중할 것을 부탁했다는 것이고, 광주 비엔날레측은 예술감독 내정 과정에서 석연찮은 태도로 신씨를 낙점했으며, 신용불량자인 신씨가 어떻게 고급 외제차인 BMW를 타고 다녔고, 그녀는 왜 미국에서 잠적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학력 위조의 표면으로 떠오른 신정아씨의 실체는 아직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의혹이 풀리지 않는 사건에는 외압이 개재된 경우가 있다는 것이 경험칙이다.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는 신정아 의혹의 핵심은 그녀가 가정에 얽매이지 않는 신분이라면 인간관계가 어떠했는가, 기혼자라면 남편 또는 시부모가 누구인가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공인과 사인은 다르면서도 같다는 데에 세상살이의 어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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