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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스와핑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서울 중부경찰서가 4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남녀 64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인터넷 카페를 통해 만난 후 호텔이나 서울 부근 펜션 등을 돌며 집단으로 성행위를 하거나 부부가 함께 참여해 배우자를 바꿔 성교하는 이른바 ‘스와핑’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유명한 사립대 교수, 의사, 한의사, 교직원, 대기업 임원, 공무원까지 낀 이들은 섹스파티 후 인터넷 게시판에 음란한 사진과 소감을 올리는 대담성을 보였다.

스와핑의 역사는 2차대전 직후 미군 장교들이 종전 후의 권태로운 생활에서 벗어나고자 생각해낸 열쇠클럽(Key Club)에서 유래한다. 이 클럽 회원들은 아내가 기다리는 관사의 현관문 열쇠를 모아서 섞어놓은 후 제비뽑기를 해 당첨된 집으로 들어가 섹스를 했다. 이것이 1960년대의 히피문화와 결합해 난잡한 성문화를 일상화하더니 오늘날에는 탕아들이 배우자를 공공연히 맞바꿔 즐기는 스와핑으로 발전했다.

집단 섹스와 스와핑은 우리나라에서 급성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경찰은 집단 섹스와 스와핑 관련 인터넷 모임만도 수백개에 이른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이들은 ‘중년의 사랑’, ‘부부산악회’ 등 그럴듯한 이름을 걸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가장하기도 하지만 혼음(混淫)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유럽에서 10년 이상 살고 있는 한 은퇴한 시인은 “서양인들은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성도덕이 건전하다. 한국 사회를 보면 완전히 일간 말종(末種)들이 사는 ‘소돔과 고모라’의 도시다”라고 개탄하고 있다.

고등 종교들은 간음을 죄악시하며 건전한 결혼을 권장한다. 기독교는 결혼 전에 이성과 성관계를 하거나 결혼 후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성교를 하면 십계명의 제6계인 “간음하지 말라”에 위배된다고 보며, 특정한 이성을 대상으로 마음속으로 음란한 생각만 해도 간음한 것과 같이 취급한다. 하물며 인간사회의 기본 질서인 결혼제도를 유린하고 말살하는 스와핑족들의 죄질이 얼마나 나쁜지를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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