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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석의 작가탐방<28>-박민정의 예술세계

 

경기도 용인에는 산들이 많으며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소박하게 그림을 그리고 문화를 즐기려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나지막한 산들이 많다는 것은 문화인들이 활동하기에 최적의 조건임을 의미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아름다운 경관을 따라 펼쳐지는 여러 저수지와 호암미술관, 민속촌, 경마장, 스키장과 많은 골프장, 에버랜드 등은 훌륭한 문화가 형성될 수 있는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용인은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춘 여느 지역에 비해 수준 높은 작가들이 아직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은 미술인들이 서울 등지에서 내려오고 있어서 문화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년 전에 용인으로 거주를 옮긴 필자에게는 이 지역이 여느 지역보다도 문화 미술적 마인드가 높으며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 여겨진다. 왜냐하면 용인이 지닌 문화와 위락 시설이 서울 문화의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고, 천혜의 자연 환경과 더불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곳 용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 가운데는 이 지역을 연고로 뚜렷하게 활동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서울보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작가들을 보면 참으로 흐뭇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용인에서 활동하는 박민정은 아마도 이에 해당되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그는 현재 같은 조각의 세계를 걷고 있는 남편과 더불어 용인의 나지막한 산자락이 둘러 있는 곳에서 작업을 하는 여성 조각가로서 이태리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에 가사를 돌보며 꾸준히 작업해 온 작가이다.

 

 

조형의 참모습을 찾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그녀에게는 ‘자연성을 소중히 여기면서 인간 본연의 모습과 진실을 삶의 실체에 담아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조각가’란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이를 위해 그녀는 자연이 주는 위대함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고 이를 자연스럽게 내적으로 소화하여 표현하고자 하며, 이를 바탕으로 인간들의 모습을 개성 있게 표현한 군상들과의 조화로운 세계를 창출해 냄을 작업의 원동력으로 생각하고 있다.

돌 하나를 다루더라도 신이 우리에게 주신 자연성을 가장 소중히 하면서 여기에 자신의 영감을 불어넣는 심도 있는 작업으로 전개시키는 것이다. 물론 자연성은 다른 여러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이다. 그런데 박민정의 작업은 이러한 자연성을 투박한 작가적 끼와 개성으로써 예술적으로 자연스럽게 극대화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박민정의 작품을 예전에 감상할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그녀를 처음으로 만난 건 얼마 전 이태리 대사관의 연회에서였다. 의외로 그리 크지 않은 연약한 여성적 체구여서 짐짓 놀랐던 기억이 있다. 체구가 큰 조각가들도 돌 작업을 힘들어하고 회피하는데 자그마한 체구로 힘든 돌 작업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로 생각되었기 때문일 게다.

그녀는 며칠 전에 필자를 만났을 때 ‘선 하나 그을 때도 아주 더디게 그린다’고 말하였다. 지극히 여성스럽고 진지한 작가적 자세가 놀라웠다. 선 하나를 그리는 데도 그만큼 감각적이면서도 섬세할 정도인데 투박하고 단단한 돌들을 남들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작업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게다.

박민정의 일련의 작품들에서는 남자들의 작품에서도 쉽게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놀라울 뿐이다.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는 박민정의 작업에서는 터프하면서도 원초적인 순수함과 서정성이 함께하고 있어 독특함이 느껴진다.

예술가인 어머니의 손을 잡고 어릴 적부터 많은 전시를 볼 수 있었던 박민정의 미적 감성이나 감각은 아마도 어려서부터 훈련된 듯하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방의 벽면에 자신이 그린 그림들을 빼곡히 붙여놓을 정도로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또한 집에 오는 많은 전시도록들과 국내에 들어오는 로뎅의 전시라든가 미켈란젤로 등 훌륭한 거장들의 그림을 보며 조각에서 오는 감동을 피부로 느끼면서 조각가의 꿈을 키워나갔다.

이때부터 크레파스로 그림을 하나 그려도 이젤에 세워 그릴 정도로 입체감적인 깊이감을 좋아했던 작가는 마침내 조각가로서 매일매일 일기를 쓰는 기분으로 작업에 열중하게 되었다.

“인간의 감성을 형상화한 인체 표현이랄까요. 감성을 자연스럽게 인체에 담아서 형상화한 그런 조각을 만들고 싶은 거죠.” 박민정은 가끔 인체를 벗어나서 나무나 풍경 등 한가하게 열차를 타고 가다 볼 수 있는 시골 정경들을 작품화시키기도 하는데, 조각을 그저 자신의 삶의 이야기로 생각할 정도로 여성스럽고 소박하다.

“조각은 3D 직업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어요. 노동이에요. 그러나 노동의 즐거움을 즐기는 맛이 있어요. 작업장에 나와 돌들을 보며 즐기는 맛은 대단해요.” 작가 박민정은 아직 미술계에 널리 알려진 작가는 아니지만 그녀의 조각세계에는 분명 그 나름의 작품성과 미감이 내재되어 있다.

돌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자연의 질감을 소중히 생각하며 이를 자신의 내면의 심성과 조화롭게 하나를 이루게 하는 작가의 미적 감흥은 앞으로 더 좋은 예술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가능성을 보여준다.

용인 지역에서 앞으로 이 지역의 미술 발전을 위해 더욱 활발하게 활동해야 하는 작가의 사명감 및 책임감 또한 투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화강암의 돌처럼 투박하고 아름다운 조각세계가 박민정의 여린 손에서 더욱 멋지게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 ■ 글=장준석(미술평론가)

1967 서울출생

1986 진명여자고등학교 졸업

1990 상명여자대학 미술학과 (조소전공) 졸업

1995 이탈리아 CARRARA 국립미술아카데미 조각과 졸업

2003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졸업

<개인전>

1995 제1회 박민정 조각전 (Galleria GAD

ARTE. FIRENZE. 이탈리아)

제2회 박민정 조각전 (종로갤러리. 서울)

1996 제3회 박민정 조각전 (Galleria FLUXIA. CHIAVARI.

이탈리아)

2003 제4회 박민정 조각전 (인사갤러리. 서울)

2004 제5회 KCAF (예술의 전당)

2007 제6회 MAMIF (예술의 전당)

<심포지움>

1994 제1회 국제 조각 심포지움 (SERAVEZZA. 이탈리아)

1997 제1회 국제 조각 심포지움 (LETTO MANOPELLO

이탈리아)

<그룹전>

1992 MONEGLIA조각전 (MONEGLIA. 이탈리아)

1994 돌 작업을 위한 전시 초대전(AREZZO. 이탈리아)

1995 제6회 ETRURIA 국제 현대 미술제 (VENTU

RINA. 이탈리아)

1997 在伊 한인 조각전 (VOLTERRA. 이탈리아)

1998 ‘98 한국현대조각초대전 (춘천 MBC 호반 광장)

1999 제31회 한국구상조각회전 (서울교육문화회관)

‘99 한국현대조각초대전 (춘천 MBC 호반 광장)

2000 터 - 용인16인전 (한국미술관)

상명조각전 (인사갤러리)

한국구상조각회 야외조각초대전 (안산일동 녹지공원)

2000 ‘Identity Crisis’-sculpture with clay (이화여자대

학교 미술관)

2001 한화 용인갤러리 개관기념초대 현대미술전 (한화

용인갤러리)

제16회 용구문화예술제-오늘의 작가전Ⅱ(용인문예회관)

개교 95주년기념전 (진명여고)

2002 제1회 청년야외조각초대전 (천안상록리조트)

제35회 한국구상조각회전- 조각으로 본 2002 FIFA월드

컵 (예술의 전당)

제36회 한국미술협회전 (예술의 전당)

2003 제36회 한국구상조각회전 (세종문화회관)

‘2003 한국현대조각초대전 (춘천 MBC 호반 광장)

성남조각회 창립전 (분당 여성문화회관)

제26회 한국여류조각회전 (공평아트센터)

2004 제4회 한국현대미술제 (예술의 전당)

용인미술협회전 (용인문예회관)

제37회 한국구상조각회전 (세종문화회관)

2005 제38회한국구상조각회전 (세종문화회관)

성남조각가협회전 (성남여성문화센터. 나눔의집)

한미전 (한국미술관)

2006 진명미술인회원전(서울갤러리)

용인미술협회전 (용인문화복지행정타운 문화예술원. 서

울인사아트센타)

성남조각가협회전 (성남아트센터)

용인국제아트엑스포 (용인문화예술원)

용인미협초대작가전 (용인시의회로비)

2007 진명미술인회원전 (서울갤러리)

용인미술협회전 (용인문화복지행정타운 문화예술원. 서

울인사아트센터)

<수상 경력>

1990 제1회 MBC 한국 구상조각대전 입선 (무역센터 야

외전시장. 서울)

1993 제17회 MONZA 조형예술청년작가전 입선 (MONZ

A. 이탈리아)

1995 제6회 S'BARTOLO A CINTOIA전. ‘조각부문 1등상’

(FIRENZE. 이탈리아)

1996 제33회 목우회 공모전 ‘특선’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1998 제17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현 재

목원대학교. 상명대학교강사. 용인시미술장식품심의위원 역임. 한국구상조각회. 한국여류조각회. 한국조각가협회 성남조각회. 한국미술협회회원. 하남시미술장식품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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