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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벼락 맞을 X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벼락은 하늘에서 쳐서 공중의 공기를 타고 땅으로 순식간에 내려오지만 땅이 넓다보니 그 효과를 국지적으로 미칠 뿐이다. 생물이나 무생물이 벼락을 맞을 확률이 낮은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벼락 맞은 사람이나 동물은 감전돼 죽고, 벼락 맞은 나무는 불에 타 시커먼 형해만 남기며, 벼락 맞은 건물은 무너지기도 한다. 하늘이 잔뜩 찌푸린 얼굴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면서 치기 십상인 벼락은 신의 노여움의 표현이건, 대자연의 울화통이건 가공(可恐)할 존재임에 틀림이 없다.

벼락에 관한 속담은 많다. “맑은 하늘에 날벼락”은 뜻하지 않은 재앙이란 뜻을, “죄는 천도깨비가 짓고 벼락은 고목이 맞는다”와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는 다른 사람이 저지른 죄의 벌을 자기가 받는다는 뜻을, “뇌성벽력은 귀머거리도 듣는다”는 천둥과 벼락치는 소리는 겁나게 크다는 뜻을, “벼락 맞고 살아나면 몸속의 모든 병이 사라진다”는 구사일생에 대한 격려의 뜻을, “벼락 맞을 X”은 저주의 뜻을 함축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신정아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널리 알려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부인 박미애씨를 최근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하면서 위로했다. 이에 대해 박씨는 “여사님이 휴지를 빼주시고 (눈물을) 닦아주시고, 힐러리가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에) 저렇게 대처를 잘해서 다 무마가 안 됐느냐고 격려하셨다”고 전하면서 “청와대를 비난하는 것은 정말 벼락 맞을 X이다”라고 한 일간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말했다.

변양균씨가 기획예산처에서 승승장구해 청와대의 제3인자인 정책실장 자리까지 오른 공인으로서 그리고 혼인한 가장으로서 미혼인 신정아씨와 어느 선까지 정을 맺으면서 국가의 법질서를 얼마나 깨뜨렸는지, 그 배후가 있는 지 없는 지는 검찰의 수사로 윤곽이 드러날 것이며 그것이 미진할 경우 언론 또는 국회가 나서면 실체가 더욱 밝혀질 것이다. 누구든지 벼락이 어디로,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고 떨어질지 예단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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