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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이천 마장면 특전사 이전 발표에 주민 반발

“주민 생존권 걸렸다” 결사항쟁 법적소송 준비

국방부가 21일 송파신도시에 있는 특수전사령부를 이천시 마장면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하자 해당 마을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특전사 이전부지로 알려진 마장면 관리 주민들은 지난 6일 이천시가 사회단체장 연석회의를 통해 마장면을 후보지로 정하고 국방부에 유치신청하기로 하면서 반발하기 시작해 16일째 이천시청에서 농성을 벌였다.
관리를 중심으로 구성된 마장면 ‘특전사 유치반대 투쟁위원회’ 소속 주민 100여명은 이날 오전 9시쯤부터 플래카드를 들고 머리띠를 두르고 이천시청 앞으로 몰려 와 확성기로 구호를 외치고 만가(輓歌)을 부르며 ‘결사반대’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 5월 국방부 앞 ‘돼지 능지처참’ 퍼포먼스를 상기시키는 ‘찢긴 돼지 원혼되어 구천을 헤맨다’는 현수막도 등장했다.
주민들은 20일 오후 농성 중에 자살소동을 벌인데 이어 이날 특전사 이전이 발표되자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시청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경찰 5개 중대 500명을 투입해 시청사를 봉쇄했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19 구급대와 소방차를 주변에 대기시켰다.
반대투쟁위 김진회(41) 사무국장은 “군부대 이전은 700년 이상 삶의 터전을 일궈온 주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반대에서 유치로 선회한 이천시의 입장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순수한 주민들의 힘으로 최후의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결사항쟁’하고 행정소송 등 법적 투쟁을 병행할 계획“이라며 “이천시는 유치신청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공식발표에 앞서 김광우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 등 국방부 관계자 2명이 이천시청을 방문해 주민 대표 3명과 1시간동안 면담했으나 주민들은 반대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 기획관은 이 자리에서 “국방부도 절박한 심정이다. 주민들이 군부대를 받아주시면 마을 주민을 위해 노력하고 주민들이 바란다면 부지경계조정 등을 협의할 용의가 있다”며 설득했다.

 

그러나 박병호씨 등 주민대표들은 “이전이 발표되면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철회하지 않으면 여기에 남아 끝장을 볼 것이다. 대추리가 700여일간 싸웠다는데 우리는 1천일 이상이라도 싸우겠다”면서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농성 주민들은 오후 5시쯤 국방부가 마장면을 이전부지로 발표하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농성을 풀고 전세버스를 타고 시청을 떠났다.
그러나 마장면의 다른 마을 이장단과 기관·단체장들은 대부분 군부대 이전에 ‘침묵’으로 동의한 것으로 전했다.

 

이천시가 지난 6일 실시한 의견수렴 결과 마장면의 경우 이장단은 73%, 기관·단체장은 96%가 동의하는 등 관리를 제외한 주변 마을 대표들은 대체로 찬성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천시도 이 같은 지역여론을 고려해 해당마을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방부에 유치신청했으나 해당마을 주민들이 반대의지를 굽히지 않아 앞으로 상경집회와 법정공방 등 이전작업 진행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천시 관계자는 아직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국방부가 한발 물러서고 절충안(인센티브)을 제시한 상황에서 국책사업을 무조건 반대하기는 힘들었다”며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주민의견을 면밀히 수렴해 국책사업과 지역의 이익이 서로 윈윈(win-win)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4월 특전사 이전부지로 신둔면을 결정해 발표했으나 이천시 주민들이 비상대책위를 꾸려 반발하자 후보지 재검토에 들어갔으며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유치신청을 받아 이날 이천시 마장면을 이전부지로 다시 결정했다.

 

이천시는 당초 신둔면 선정발표 이후 국방부 앞에서 ‘돼지 능지처참’ 퍼포먼스 파문을 일으키는 등 강력히 반발했으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책사업의 수용 필요성과 인센티브 등 지역발전에 대한 득실을 따진 끝에 이달 초 마장면과 장호원읍을 각각 제1, 2 후보지 결정해 국방부에 유치신청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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