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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천주교 수원교구 현양대회

참혹한 신자처형 반성 역사복원
화성연계 천주교 세계 관심 절실

 

지난 9월 19일 수원교구관 내 3천여명의 신자들이 모여 수원의 천주교 성지를 널리 알리고 순교자 공경 연도를 위해 수원에서는 처음으로 순교자 현양대회를 수원화성 동문 옆 연무대에서 갖기로 했다.

그러나 태풍과 많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로 북수동 성당에서 간소하게 치르기로 일정이 바뀌었다.

필자는 이날 현양대회에 참석해서 주교님의 강론도 듣고 많은 신자들이 목숨을 잃은 순교성지를 한번 돌아보기로 했다.

수원에 순교자 성지가 있다는 얘기는 어렴풋이 들어본 기억은 있지만 어디가 성지인지 천주교 신자는 물론 많은 시민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0여년전 정조대왕이 돌아가시고 그 뒤를 이은 순조왕이 어려서 정순왕후가 수렴청정하면서 그 당시 정적(政敵)인 남인파가 천주교 신자를 박해하기 시작했다.

수원 인근에 있는 천주교 신자들을 색출, 그 가족까지 잡아들여 33인의 신자는 수원 북수동 성당 자리에서 순교하고 40여명의 신자는 인근 지역에서 참혹하게 처형당했으며 그 가족까지 합치면 희생자는 수백명에 달했다고 수원교구 나경환 신부는 전하고 있다.

수원에 성지가 있다는 역사적인 연유를 각종 자료를 통해 살펴보면 나름대로 입증할만한 고증이 있다. 서기 1800년 6월 정조대왕의 갑작스런 타계로 천주교 박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그 당시 남인파(南人派)의 거두였던 이가환, 권철신은 옥사하고 정약용 형제는 유배됨으로 남인파는 완전히 몰락했다. 1866년 병인박해(丙寅迫害) 때 흥선대원군은 전국의 천주교 신자들을 모두 잡아들여 1만여명의 신자들을 처형했다. 1801년 신유박해(辛酉迫害) 1839년 기해박해(己亥迫害) 1846년 병오박해(丙午迫害), 1866년 병인박해 등으로 속된말로 무당질을 해도 천주학쟁이는 못해먹겠다는 속담까지 등장했다 한다.

수원에 천주교 신자가 많았던 것은 정조대왕이 당시 서학에 많은 관심을 필요로 했던 정약용 선생을 발탁해 화성 설계를 지시했고 또 온 가족이 천주교 신자이고 초대 화성유수를 지내던 채제공 선생을 화성 축성에 총감독을 맡겼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정조가 돌아가신 뒤 무지한 후손들이 천주교 신자들을 무지막스럽고 처참하게 박해를 하기 시작했다. 그 흔적으로 북수동 성당자리 중영(토포청), 그리고 토막난 시체를 마구 내버렸던 동부포루, 목을 베어 머리를 걸어 뒀던 북암문 등 여러 곳에서 천주학쟁이를 처형했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질렀던 그 역사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 반성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수원 화성 사대문 안의 곳곳이 순교 성지가 됐던 것이다.

지난 2000년 대회년을 맞아 현재 북수동 성당 자리를 순교자 성지(성지 고유번호 2323호)로 세계 만방에 널리 알려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세계 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수원 성지로 순례를 하도록 많은 홍보를 하고 있다.

화성은 천주교 신자들이 주도해 축성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북수동 역대 주임신부였던 김학열, 김동욱 신부, 현재 주임신부인 나경환 신부 등 여러 신부님들이 천주교와 화성의 연계성을 바탕으로 천주교 역사 문화의 흔적을 찾기 위해 수원순교성지성역화연구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방화수류정의 멀리서도 확연하게 보이는 십자가 문향의 벽돌을 보면 그때부터(천주교 박해가 시작되기 전) 천주교를 널리 알리기 위한 의도가 엿보이고 있다.

이처럼 수원화성 안 곳곳에 천주교 성지 흔적은 천주교 역사의 큰 기록으로 남겠지만 수원 역사에도 사료로 기록을 남겼으면 한다. 그래서 수원화성이 천주교 순교자 성지로, 천주교 요람으로 메카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세계문화유산인 華城이 하루빨리 옛 모습으로 복원돼서 명실공히 세계문화관광명소로 알려져 천주교 신자는 물론 세계인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찾아 줬으면 하는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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