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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공무원 팔자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한국 공무원들의 팔자가 늘어졌다. 지난달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6월말 현재 4천766만명에 달하는 의료보험 대상 인구를 분석한 결과, 공무원(교육공무원 포함)의 평균 월급은 340만5천786원으로 일반 샐러리맨의 월급 240만1천484원보다 100만원 이상 많았다. 정년까지 직장을 고수하기 쉬운 공무원들은 외환위기 직후까지는 일반 샐러리맨의 월급 108만원보다 적은 93만8천원을 받았지만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월급을 대폭 올려서 직업인으로서 상종가를 치고 있다.

게다가 임기 말로 들어선 노무현 정부는 올해 들어서만 1만2천442명의 공무원을 증원한 데 이어 지난달 4일 또다시 10개 부처 공무원 388명을 늘리기로 해 선심성 몸집 불리기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6월 이후 국무회의가 열리는 매주 화요일에는 거의 빠짐없이 공무원 증원안이 통과됐다. 그래서 이 정부는 ‘작은 정부’라는 구호를 뚝 그치고 ‘그들만의 화요일 잔치’라는 전통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는 지난달 12일 ‘청년실업과 일자리’를 주제로 한 목원대 학생들과의 토론회에서 한 학생이 “추석인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라면 먹으면서 공부하고 집에도 못 내려간다”고 말하자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 나라는 희망이 없다”고 지적하고 “젊은 나이에 보다 도전적인 일자리를 찾아 다양한 경험을 쌓고 폭넓은 안목을 갖도록 노력해야지, 너무 안전하게만 가려고 해선 안 된다”고 충고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윗사람의 명령에 복종하는 경향이 강한 공무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조직을 쇄신하기보다는 주어진 업무를 집행하는 보신주의의 화신(化身)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에 샐러리맨과 자영업자들은 치열한 적자생존의 법칙 또는 제로섬법칙을 뚫고 존립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공무원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 공무원 의식이 몸에 밴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사회는 각 분야에서 최고만 살아남는 극심한 국제 경쟁 대열에서 주도권을 장악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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