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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6과 2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논리학은 내포(內包)와 외연(外延)을 가르친다. 대한민국 안에 서울은 내포돼 있고, 서울은 대한민국을 외연으로 삼고 있다. 수학은 상수(常數)와 변수(變數), 그리고 변수 중에서 독립변수(獨立變數)와 종속변수(從屬變數)를 구분한다. 예컨대 Y=aX+b라는 공식에서 a,b는 상수, Y와 X를 미지수라고 하면 X값이 변함에 따라 Y값은 변하므로 X를 독립변수, Y를 종속변수라 한다. 내포와 외연은 눈에 띄는 경우가 많으므로 구별하기 쉽지만 독립변수와 종속변수는 특히 사회과학에서는 입장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6과 2가 있다 하자. 개체의 집합인 6은 그 개체의 집합인 6을 이루면서도 그 일부인 2를 내포한다. 그러나 6을 형성하는 2라는 생명체가 숫자의 개념으로는 6에 포함되지만 생각을 독자적으로 하고 별도의 세력을 형성하겠다고 나선다면 종속변수가 아니라 독립변수로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독립변수와 종속변수는 관점을 달리하면 반대로 등장하는 경우가 있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한과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인 미·중·일·러(美中日露)로 구성된 6자회담이 베이징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남북한 간 2자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사흘 동안 열렸다. 남북한이 상수라면 6자회담에 끼어 간섭을 받을 필요가 없다. 남북한은 자체의 문제이므로 상수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역사상 4대 강국의 각축전 속에서 자웅을 겨뤄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한반도 문제는 현실적으로 독립변수냐 종속변수냐의 논란만 남겨놓고 있다.

남·북한 정상회담 일정이 시작된 2일 아침 톰 케이시 미국 국무부 부대변은 "남북 정상회담이 6자회담의 기본적인 합의를 결코 바꾸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 말은 남북한이 별도의 회담을 갖되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6자회담의 합의를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것은 부당한 내정간섭으로도 해석될 수 있지만 국제정치의 냉엄한 현실을 반영한다. 개인이나 국가나 일정한 공간에서 더불어 산다는 것이 쉬운듯 하면서도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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