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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서해 5도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서해 5도란 서해상에 흩어져 있는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를 가리킨다. 이 섬들은 대한민국의 영토다. 다만 그 섬들의 주변 해역은 남북한이 다른 견해를 제시함으로써 해상분쟁이 요인이 돼 왔다. 1953년 7월 27일 남북간 육상 경계선을 설정한 정전협정 직후 마크 클라크 유엔군사령관은 서해 5도가 포함된 해상 북방한계선(Northern Limit Line)을 설정해 북한에 통보한 바 있다. 북한은 1973년 NLL 남쪽을 북한 연해(coastal waters)라고 주장한 이후 수시로 NLL을 넘어와 남한과 잦은 군사적 충돌을 빚어 왔다.

대체로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군사정권은 해상 북방한계선을 고수하면서 이것을 침범해 내려오는 북한 선박을 나포하거나 격퇴하는 등 강경책을 구사했다. 그러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등 좌파의 입김이 강한 정권은 북방 한계선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이의 철폐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북한에게 밀리거나 북한과의 화해 협력에 치중하는 나머지 북방한계선을 수호하려는 의지가 약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드디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0·4공동선언을 통해 서해 해주와 주변 해역에서의 충돌방지 등을 위해 해주 지역과 주변 해역을 포괄하는 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키로 하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 건설과 해주항 활용 등을 발표했다. 물론 두 정상은 북방한계선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평화라는 이름을 걸고 북방한계선을 사실상 무력화(無力化)했다는 시각이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평화는 인류가 염원하는 지고한 가치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평화보다는 전쟁이 자주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군은 전쟁이 나면 목숨을 바쳐 국토와 국민을 지키는 국방의 간성이다. 만일 북방한계선이 유야무야로 변하고 북한이 무력으로 서해 5도를 점령하려고 시도하면 군사력을 현재의 북방한계선 남쪽으로 배치하는 한 아군은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기가 어려워진다. 서해 5도는 평화의 상징으로 남을 것인가? 전쟁의 인질로 잡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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