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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인터넷 통신 언어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언어는 당대에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의사소통 수단이다. 이 때문에 언어는 가변성을 띠고 있다. 어느 나라 언어건 일정한 문법을 갖추고 있지만 절대로 변하지 않은 공식을 고수하고 있지는 않다. 나라별로 표준어와 그렇지 않은 것들 즉 비속어, 속담, 유행어 등을 구별하고 있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현상을 대변하는 문법과 독해와 회화를 두루 통달하기란 매우 힘들다.

한글은 중국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주자학을 학문과 예절의 기본으로 삼던 조선시대에는 한자의 권위에 눌려 어린이, 아녀자, 지식수준이 낮은 백성들이 쓰던 언어로 하대받기도 했다. 그러나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은 배우고 쓰고 말하기 쉬운 언어로 정평이 나있다.

더구나 한글은 IT혁명시대에 영어와 더불어 아주 편리한 언어로 부쩍 각광받고 있다. 이에 비해 입력하기 어려운 한자는 골칫덩어리로 변하고 말았다. 어제 한글날을 맞은 우리는 세종대왕께 감사한다.

이러한 추세를 타고 인터넷 이용자들은 새로운 언어들을 만들어 유행시키고 있다. 가령 ‘누리꾼’(컴퓨터 통신 참여자), ‘악플러’(악성댓글을 일삼는 누리꾼), ‘조낸’(몹시, 정말), ‘하셈’(하세요), ‘헐’(어이없어), ‘짱나’(짜증나), ‘찢어짐’(떠남), ‘흐미’(아아), ‘올만’(오랜만이구나), ‘텨버려써여’(사라졌어요), ‘맞짱떠’(대들어), ‘휘리릭~’(로그아웃 또는 나가니 말 걸지 마), ‘강추’(강력한 추천), ‘ㄴㅁ’(내용 무), ‘-0-’(어이없어), ‘-_-;;’(난감해) 등 연구 대상이 될 만큼 인터넷 통신 언어는 이목을 받고 있다.

국립국어연구원은 급변하는 언어 현상을 외면할 수 없어서인지 최근 인터넷 통신 언어 등이 실린 신조어 목록집인 ‘사전에 없는 말, 신조어’를 발간하고 이 가운데 일부 통신 언어는 심의를 거쳐 9년 만에 새로 발간되는 표준국어대사전의 보완판에 실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한글의 외연 확대인지 한글의 오염현상인지 현재로서는 확실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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