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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백두대간 복원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조선시대의 실학자 신경준은 산줄기의 족보라 할 수 있는 ‘산경표’란 저서에서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산줄기와 가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이를 백두대간(白頭大幹)이라 칭했다. 백두대간은 위아래 또는 옆으로 1 정간, 13 정맥으로 뻗치며 국토를 아름답게 감싼다. 백두산 장군봉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는 1천400㎞, 이 중 남한 지역은 684㎞를 점하고 있다. 백두대간은 우리 민족의 기상이요, 우리 국토의 등뼈다.

역대 정권이 집권 기간 동안 눈에 띠는 치적에 치중하고 주요 공직자들이 한 밑천 챙기는 데 급급한 나머지 백두대간을 보존하는 중요한 과업에 소홀해왔다. 건설교통부는 건설이라는 이름 아래 백두대간을 파괴하는 짓을 일삼았으며, 교통이라는 이름 아래 산허리를 동강내는 것을 예사로 여겼다. 자신의 이마를 정으로 치거나 자신의 관자노리를 망치로 두들기면 세상이 떠나갈 정도로 비명을 지를 인간들이 국토를 망가뜨리면서는 눈 하나 까딱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10일 모처럼 중요한 다짐을 했다. 즉 그는 인천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열린 ‘국립생물자원관 개관 및 국가생물 주권 비전 선포식’에 참가해 “남북이 함께 협력해 한반도 생태공동체를 구축해 나갈 것”을 전제, “한반도의 골격이 되는 생태축인 백두대간을 복원하고 비무장지대를 평화생태공원 등으로 만들어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언명은 임기 말이라 얼마나 실현성이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건전하고 합리적인 발상을 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백두대간 복원은 파괴된 산줄기를 잇고, 끊어진 생태계를 본래의 상태로 되돌리며, 자연 훼손을 방지하는 것을 포함한다.

지난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백두대간 중 훼손된 곳이 5개 구간 68km에 이르고 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사람들이 주말에는 2천명이 넘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백두대간은 대통령 한 사람의 의지로 복원되는 산줄기가 아니라 국민의 사랑으로 살아나는 우리 민족의 정신이요,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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