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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칼럼] 시민이 공감하는 의정비 책정

수원시의회 여론수렴 후 결정
일한만큼 대우받는 풍토 기대

 

요즘 일선 시·군과 의회마다 의정비 인상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의 경우 55.7%를 인상한 4천236만원, 인천광역시 옹진군은 무려 131%를 올린 5천328만원으로 책정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나 시민단체가 거세게 반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부산에서는 시민운동단체들이 ‘5%내 인상’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의회와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다.

경기도내 일선 시·군 가운데 제일 먼저 의정비를 책정(잠정결정)한 고양시의 경우 14.4%를 인상한 4천250만원이고 수원시는 요즘 의정비를 어떻게 책정할 것이냐를 놓고 합리적인 ‘묘수’를 마련하고 나섰다.

필자는 지난 2005년 1회 의정비 심의의원으로서 수원시 의정비(당시는 첫해로서 2006년도분과 2007년도분) 심의에 참여했고 10명의 의원들은 5회에 걸친 심의와 갑론을박끝에 3천780만원으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의장측 추천인사 5명 중 대부분은 5천만원대를 주장했고 시장측 추천인사들은 3천600만원대를 제시했다. 심의의원들은 결국 수원시 영통구에 사는 1천100여명의 평균 연봉을 기초자료로 10년 이상 전문직 종사자의 연봉, 시민정서 등을 변인(變因)으로 적용해 금액인 3천780만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에 상당수 시의원들은 “전문성을 더 높이고 유급제의 취지를 살리려면 충분한 의정비를 줘야 한다”고 섭섭함을 표시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서민들의 생활수준이나 정서를 고려할 때 너무 많은 액수다”라고 반발했다.

“시민공청회를 몇차례 열어서 결정해야 했다”는 지적도 많이 제기됐다. 그리고 1년여가 경과한 이달 11일. 수원시 의정비심의위원들은 2008년도분 의정비를 어떻게 책정할 것이냐를 놓고 대안을 마련했다.

의정비를 잠정결정한 뒤 시민여론을 수렴해 최종 확정할 것이냐, 시민여론을 수렴한 뒤 의정비를 결정할 것이냐를 놓고 고심하다가 여론을 우선 수렴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심의회는 이를 위해 수원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최대한 시민의견을 모으고 여론조사기관에서 1천명의 시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여 가이드라인을 정한 뒤 의정비를 책정하기로 했다.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시민정서를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제8대 수원시의회(의장 홍기헌)는 ‘시민과 함께 하는 의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 수십년동안 서수원권 40만 시민들을 괴롭혀 온 수원비행장 소음문제를 들 수 있다.

특위는 소음피해조사에 나서고 국방부장관, 남경필(한나라), 이기우(대통합민주신당), 김진표(대통합민주신당) 등 지역 국회의원들과 공조해 수원비행장 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의회는 또 수원뿐 아니라 용인, 의왕, 군포, 과천 등 인접 시·군의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광교산의 보전을 위해 ‘광교산 보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지난 7월 10일자로 개원 1주년을 맞은 수원시의원들은 ‘시민들과 함께 하는 의회상’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7월 23일에는 경제환경위원회(위원장 김영대) 소속 의원들이 약 3시간에 걸쳐 수원천의 유천교-매교교 구간의 하천과 산책로에서 쓰레기 청소, 화단 잡초 제거 등 자연정화 활동을 펼쳤다. 같은달 26일에는 자치기획위원회(위원장 명기환) 소속 의원들이 30도를 넘는 찜통더위 속에서 인계동 효행공원에서 노숙자 대상 무료 급식봉사활동을 펼쳤다.

 

문화복지위원회(위원장 김종기)도 우만종합사회복지관에서 점심 배식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소속 의원들은 배식이 끝난 후 설거지까지 도맡았고 도시건설위원회(위원장 이재식)도 곡반정동 소재 원천천에서 쓰레기 수거, 잡초 제거 등의 자연정화활동을 실시했다.

목에 힘주고 거드름만 피우는 ‘의원님’들이 아니라 시민들을 위한 ‘봉사자’가 된 것이다. ‘일한 만큼 평가받고 대우받는 풍토’는 기업 뿐 아니라 지방의회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

수원시의원들은 물론 도내 타 시·군의원들이 2008년도분 의정비가 책정됐을 때 당당하길 바란다.

의정비가 적다고 낯을 붉힐 지, 아니면 흔쾌히 받아들일 지는 의원들의 노력과 시민들의 냉엄한 평가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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