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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산을 깨는 사람들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길에서 바로 보이는 곳에 흉측한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가운데 가장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산을 송두리째 헐어버리거나 돌을 구하기 위해 산을 마구 깨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깨진 산은 얼굴이 일그러진 채 피를 흘리는 사람처럼 소름이 끼치게 한다. 그까짓 산 한 두개 부수는 것이 무슨 큰일이냐고 힐난할 사람도 있겠지만 대자연을 파괴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인권을 짓밟고 동물을 학대하면서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돌은 건축에 필요한 골재를 제공한다. 사람이 문명사회로 들어설수록 돌의 필요성도 커진다. 당국은 석산 허가를 내줘 돌을 캐게 한다. 이 점은 어느 국가가 같다. 다만 선진국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에서 눈에 띠는 곳에서는 절대로 산을 훼손하는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국도나 지방도는 말할 것도 없고 고속도로 주변의 산까지 깨뜨리도록 허가해주는 나라나 그런 공무원은 야만에 가깝다. 우리나라는 자연을 존중한다는 기준에서 보면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아니 고속도로 주변은 말할 것도 없고 한민족의 정신이요, 몸의 중추신경인 백두대간 산줄기까지 훼손하는 무리들이 있다. 나는 백두대간 곳곳을 둘러보면서 쇠망치와 해머로 깨뜨려진 산들이 도처에 있는 것을 보고 가슴에 메어지는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백두대간 파괴를 허가하고 백두대간을 깨뜨린 사람들은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들과 무엇이 다를까. 이런 사람들이 권력으로 사회를 지배하거나 돈으로 나라를 병들게 한다.

20일 한 텔레비전은 산을 마구 깎아서 돌을 캐가는 불법 골재 채취가 기승을 부리면 단속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 일부러 산에다 녹색 페인트를 칠하는 사례를 폭로했다. 한 채석장 관계자는 “지나가면서 누가 높은 사람이 자꾸 지적하잖아요. 색이라도 칠해 놓으면 덜 지적할 것 아니에요. 법에도 없는 걸 우리도 칠해 줬어요. 사실은 공무원이 자꾸 칠하라고 하니까”라고 천연스럽게 얘기하는 것이었다. 이런 정신 나간 사람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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