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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재래시장] 안양 중앙시장

전국서 보부상이 모였던 전통 ‘풍물시장’

 

“전에는 수원, 의왕, 군포는 물론 인천에서 까지 장을 보기 위해 사람이 모였어요.” “5일장으로 전국각지의 보부상이 모이던 날에는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 지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였다니까요.”

 

다양한 상품과 푸짐한 인심으로 안양최고의 재래시장으로 각광받는 곳, 바로 안양시 만안구 안양4동에 위치한 중앙시장이다.

1961년 283개의 점포로 시작된 중앙시장은 지금까지 안양의 중심 상업지로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현재는 5만9천177㎡에 이르는 대단위 면적에 지하1층, 지상3층으로 이루어진 상가건물에 1천151개의 점포가 도·소매 판매를 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안양최고의 재래시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사업추진 계획에 따라 중앙시장 1로와 본동길 및 포목로 등 3개소에 걸쳐 총면적 4천192㎡, 길이 460m에 이르는 구간에 2층 높이 규모로 아케이드가 설치돼 시장을 찾는 이용객뿐만 아니라 상인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함은 물론 밝고 투명함과 예술성도 가미되어 시장의 운치를 한껏 살려주고 있다.

 

또 매년 9월에는 시장을 찾는 고객과 상인들이 함께하는 장터가요제를 비롯한 품바공연, 풍물놀이 등 이벤트·홍보 행사를 추진해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즐거움이 더해지고 있다. 안양중앙시장은 현대적인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을 맞대고 있지만 시장을 찾는 고객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오랜 시간동안 고객들과 함께 나눈 신뢰와 정이 쌓여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주변 대형마트보다는 이곳 중앙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친구나 가족들과 특별한 나들이를 하고 싶다면 네온사인으로 번뜩이는 시내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는 중앙시장에 들러 알뜰한 쇼핑도 즐기고, 떡볶이골목과 곱창골목에 들러 푸짐한 시장 아주머니의 정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대형마트 보다 가격 저렴 신선한 제품 경제적 구입”

   
 
  ▲ 이두천 중앙시장 상인연합회 회장  
 
“재래시장도 다양한 이벤트와 친절한 서비스로 고객이 즐겁게 쇼핑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할 때입니다.” 안양중앙시장 상인연합회 이두천(65) 회장은 중앙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인기인이다.

 

3천여 명이나 되는 시장 상인들을 하나로 모아 여러 행사와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많은 고객들이 중앙시장을 찾도록 해 시장 매출을 끌어 올린 마이더스의 손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백화점이나 대형할인매장에 버금가는 다양한 상품과 저렴한 가격이 중앙시장의 최고 자랑거리”라고 밝혔다. 현재 중앙시장에서는 6만여 가지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농수산물은 대부분의 점포에서 산지직송으로 운영하고 있어 대형마트보다 가격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더욱 신선한 상품을 사갈 수 있다”고 자랑했다.

 

이 회장은 중앙시장의 운영계획에 대해 “다양한 행사와 홍보를 통해 고객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지난달 20~21일 벌인 고객감사세일행사에서도 상인들인 합심해 모은 2천5백만원으로 홍보책자 7천부와 전단지 5만부를 제작 배포함으로서 중앙시장을 널리 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상인회 예산으로 위생복과 앞치마를 배급해 재래시장의 이미지를 더욱 깨끗하게 바꿔나갈 계획이며 쿠폰이나 상품권 등의 제작을 통해 고객들이 경제적이고 즐거운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떡볶이 장사한지 23년째… 세상사는 맛을 버무린다우”

   
 
  ▲ 천금님 떡볶이 포장마차 상인  
 
쌀쌀한 가을 날씨로 따듯한 어묵 국물에 떡볶이 한 접시를 먹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떡볶이 골목. 그 가운데 23년간 장사를 해 온 천금님(62·여)씨의 포장마차가 자리하고 있었다.

 

“떡볶이 한 지가 23년이야. 이 장사로 5남매 공부 다 시켰지. 남편은 집에서 살림하고, 우리 집이 남성전업주부의 원조라니까.” 1984년 중앙시장에 자리를 잡고 서민 1등 간식인 떡볶이를 팔기 시작한 것이 벌써 23년이나 됐다는 천씨는 23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장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고,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그저 즐거웠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독특한 헤어스타일로 이름 보다는 ‘머리올린 아줌마’라는 호칭이 더욱 익숙하다는 천씨는 중앙시장 또 다른 명물이다.

 

“처음 장사 시작할 때 어떤 사람이 떡볶이에서 머리카락이 나온다고 항의를 하더라고 그래서 머리 올리고 장사를 하기 시작한 거지.”

 

그렇게 머리를 올리면서 장사를 시작한 천씨는 23년간 한 번도 헤어스타일을 바꾼 적이 없다고 한다. “23년 동안 모습이 바뀐 적도 없고 자리를 비운 적도 없으니 사람들이 날 계속 찾아오는 거지. 혹시 쉬는 날 나 찾아온 사람이 그냥 돌아서면 안 되잖아.”

 

예전에 중학생,고등학생 이였던 손님들이 애엄마, 애아빠가 되서도 ‘머리올린 아줌마 안녕하세요?’라며 찾아올 때가 가장 기분 좋다는 천씨는 앞으로도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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