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하는 대로 해버리면
쉬울 수도 있는 일이다.
그저 하던 대로만 해도 기본은 하는 일이다.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하기 좋은 것만
하면서도 버텨갈 수 있는 노릇이다.
그러나 그러다 보면 누가 ‘새 것’을 할 것인가.
누가 ‘하지 않았던 것’을 할 것인가.
누가 디자인이
‘꿈꿔 온 바로 그것’을 해낼 것인가.
이제 우리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
능력 이상의 능력을 시도해 본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바로 우리가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모두가 바라는 일이라면
바로 우리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예술은 자유롭고 그 영역은 다양하다. 미술만 보아도 순수하게 자신의 심성을 잘 표현하는 그림이나 조각, 서예 분야가 있는가 하면 새로운 각도에서 윤택하고 세련되게 우리의 삶에 접근하고자 하는 디자인 분야도 있다.
이번에 필자가 다루고자 하는 대상은 디자인의 영역에서 한국의 디자인을 선도하고 세계를 향해 날로 발전해 가는 601비상과 이를 이끌고 있는 박금준 대표이다. 여러 디자인계의 인물들 중에서 유독 박금준을 선정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한국 디자인계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각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디자인 경영자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디자인계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우리 시대가 낳은 걸쭉한 디자인 전문가라 할만하다.
필자는 이러한 박금준을 오래 전부터 익히 보아왔으며 또 그의 예술적 위상이 우리 한국의 다자인계에 얼마나 크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를 나름대로 가늠해오고 있었다. 그는 본래 부모로부터 크게 물려받은 것도 없으며, 오로지 디자인이 좋아서 붓 끝에서 나온 디자인 하나만으로 지금까지 지내온 것이나 다름없다.
386세대이기도 한 박금준은 본래 감각이 뛰어난데다가 다양한 미적 표현을 위해 부단히 애쓰는 노력형의 예술인이라 생각된다. 그는 홍익대학교 재학시절부터 많은 자료를 수집하며 더욱 새롭고 수준 높은 디자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후학들을 지도하는 교육자의 길을 마다하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디자인을 창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진짜 현장에서의 디자인 전문가인 것이다.
601비상에서 디자인하고 제작한 포스터들을 붙일 경우 특히 대학가 앞에서는 붙이기가 무섭게 사라지거나 혹은 어느 교수님의 전유물이 되기도 하는 촌극이 벌어지곤 한다. 이는 바로 이 포스터들이 디자인 면에서 미적 수준이 높고 교육적인 가치도 높아서 다른 이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는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인정받는 제81회 뉴욕아트디렉터즈클럽 골드메달 수상을 비롯하여, 코리아국제포스터비엔날레2005 금상, The One Show 2005 실버펜슬, 독일의 reddot 최고상과 뉴욕 TDC상 및 뉴욕페스티벌 금상과 은상 등을 연거푸 수상하였다. 또한 Poster Biennale등 국제디자인전과 New York Festivals, Zgraf, Chaumont 등에서 200여 작품이 선정되어 수상하였으며, 뉴욕의 ‘Graphis Poster Annual’(1997~2005)에는 13점의 포스터가 수록되었다.
이런 명예에 걸맞게 그의 601비상은 그 수준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현재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디자인 전문 회사로 발돋움하였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발군의 디자인 감각과 디자인 경영은 우리나라의 디자인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최근 601비상은 독특한 시각에서 출발하여 형식이나 형태까지 차별화된 책이나,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디자인 정신이 살아있는 출판물로 주목받고 있다. 상징적인 언어와 비주얼 이미지들이 응축되어 만들어진 독창적인 메시지를 담은 601비상의 출판물은 세계적인 권위의 뉴욕 아트디렉터즈클럽 골드메달을 비롯하여 각종 국제디자인전에서의 수상 및 해외 유명샵에서의 전시, 판매 등 한국 디자인의 위상을 세계 속에 각인시켰다.
이처럼 601비상이 여느 디자인 전문회사보다도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행보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박금준의 다양하고도 자유로운 사고와 예술적 창의력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는 특히 디자인에 서비스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이를 위해 더욱 치밀하게 연구하고 분석하며, 정확한 커뮤니케이션 목표를 설정하고 각 프로젝트마다 개성 있는 색과 컨셉으로 차별화해 냄으로써 같은 디자인을 반복하거나 동일한 스타일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는 디자인적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참신한 발상과 젊은 에너지들로 넘쳐나는 601비상 구성원들은 창작하기가 부드러운 분위기의 디자인 센터에서 열정적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 그러기에 그곳은 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졸업 후 가장 근무하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이는 601비상 구성원들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와 열정 때문일 것이다. 시각 예술 분야에서 특히 더 발전된 분야가 디자인 계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디자인계의 중심에 601비상과 같은 디자인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음은 우리 한국미술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된다.
이들은 각 프로젝트마다 개성 있는 발상과 열정으로 무장하여, 틀에 얽매이지 않은 정신으로 언제나 새로운 것, 앞서가는 것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정신은 다음의 창립선언문 일부에서도 드러난다. ■ 글=장준석(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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