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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청소년 게임중독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영국 복권협회는 지난달 25일 한 보고서를 통해 영국 청소년들의 4분의 3이 슬롯머신이나 복권 같은 사행성 도박을 해본 경험이 있으며 4분의 1은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청소년들이 가장 즐기는 게임은 슬롯머신의 일종인 프룻머신(fruit machines)이고 그 다음은 스크래치 복권(Scrachcard)으로 나타났다. 영국 청소년들이 부모들로부터 이어받은 포커의 자질을 계승·발전시키고 있는 것일까.

인터넷 강국이라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게임선호도는 세계 최고 수준일 듯하다. 전국 곳곳에 들어서있는 PC방을 언제 어느 곳에 들어가 보더라도 손님의 3분의 2는 청소년들이요, 청소년들의 95% 이상이 각종 게임에 몰두해 밤을 새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게임 매니아들은 실제로 싸우는 것처럼 입에 거북한 욕설과 고함을 지르며 옆 사람에 대한 배려는 손톱만큼도 하지 않는 등 광적인 수준을 육박하고 있다.

대구시 청소년활동진흥센터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코리아에 의뢰해 최근 대구지역 15∼19세 청소년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생활실태 설문조사’에서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것 같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27.9%에 달했으며, 이 중 3.2%는 매우 심각하다고 답변했다고 2월 20일 발표했다. 이러한 경향은 전국에 걸쳐 대동소이할 것이다. 청소년 게임중독자들은 심성이 거칠어지고, 가상공간과 현실세계를 구별하지 못하며, 부모가 게임을 말리면 가출해버리거나 심지어 부모를 구타하는 등 도덕의 마비 내지는 심각한 정신질환 증세를 드러낸다.

중국은 인터넷 게임에 피로도 시스템을 도입해 청소년이 게임을 3시간 이상 계속하면 ‘피로시간에 진입했다’라는 경고 메시지를 주고, 그래도 쉬지 않고 게임에 빠질 경우 그동안 얻은 게임 아이템 가운데 반을 삭제하며, 5시간을 넘으면 ‘건강에 해로운 시간에 진입했다’고 경고한 뒤 게임 아이템을 모두 삭제한다. 우리나라도 반강제성을 띤 이러한 방법으로라도 청소년 게임중독을 예방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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