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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사형(私刑)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다른 사람을 개인적으로 제재하는 것을 사형(私刑)이라 한다. 사형은 폭언, 폭력, 이간질, 요즘 유행하는 왕따(고립시키기), 집단희롱 등 그 종류가 많다. 요즘 사회처럼 개인에게 주어진 언론의 자유가 거의 무한대로 커졌고, 사람과 집단 사이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의사소통 수단이 광범해졌으며, 고성능 무기 또는 흉기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사형이 이뤄질 가능성은 언제 어디서든 존재한다.

테러나 전쟁을 수행하는 공권력이 조종하거나 방관하는 사형도 있다. 국가나 군대의 고위 장성들이 전쟁 중에 병사들이 자행하는 일탈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것이 그 예다. 전쟁은 특히 여성들에게는 수난의 시작이다. 상대국 군인이나 민간인들이 전쟁을 빙자해 여성들을 강간하거나 성희롱하는 경우는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독일과 일본군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악독한 짓을 많이 했다. 그러나 패전 직후 두 나라 여성들이 연합군이나 피점령 지역의 일부 국민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권력은 가해자들을 눈감아줬다.

정치인들에 대한 테러 또는 사형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만해도 김구 선생이 안두희의 흉탄에 맞아 서거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중앙정보부 요원들로부터 일본에서 납치돼 현해탄에 던져져 물고기의 밥이 될 뻔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권력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에 의해 승용차에 초산 테러를 당했다. 대중에게 노출된 정치인들에 대한 위협은 테러로 자행되든 사형 수준에 머물든간에 예측하기 어렵다.

전 한나라당 총재요, 12월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이회창 후보가 13일 대구시 서문시장을 방문하던 도중 한나라당 당원으로 추정되는 30대 중반의 한 남성이 던진 달걀에 얼굴을 맞았다. 이 후보는 또 12일 자신의 사무실로 전화한 성모(45)씨로부터 “이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면 공기총으로 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부족하고 죄 많은 인간끼리 사형을 가하거나 마음으로라도 남을 해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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