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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선거 때만 되면 개그의 인기가 치솟는다. 유머와 개그를 좋아하는 서양 사람들은 개그맨들이 내뱉는 그냥 웃기는 말, 촌철살인의 기개가 있는 풍자를 대하면 박수를 치며 웃어댄다. 과거엔 공중파 방송이 개그를 주도했지만 요즘은 지상파 방송, 유튜브(UTUBE)를 비롯한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가 개그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의 웃음과 교양과 뉴스의 종합판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유튜브에 최근 머리를 박박 밀고 날카로운 인상을 한 한 중년 남성이 이단적 극좌파 경력을 내세우고 도쿄도 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나와 열변을 토하는 장면이 나온다. 토야마 고이치란 이름의 이 사나이는 첫 마디부터 유권자들을 “제군!”이라 부르며 “우리나라는 쓰레기다” “이딴 나라는 그냥 망해야 한다” “이것저것 개혁한다고 문제 해결되는 거 아니다” “지금은 모든 것을 때려 부숴야 한다”면서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제군’을 경멸하면서 때 아닌 공산혁명을 선동한다. 그 모습이 도도하면서도 우스꽝스러워 사람들은 킬킬댄다.

17대 대통령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요즘 개그프로그램에도 선거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방송2텔레비전 ‘폭소클럽2’의 ‘기호 0번 박 후보’와 문화방송 ‘개그야’의 ‘뽀뽀뽀 유치원 회장 선거’가 대선에 맞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전자는 인기성 공약으로 “남탕과 여탕의 벽을 허물겠다”, 출산율 저하 대책으로 “밤 10시 이후 단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여 폭소를 자아내게 하며, 후자는 “같은 반에 있었던 창 어린이가 나오면 많이 갑갑하시겠어요” 또는 “비비케이를 잘 알 거다. 비비케이는 바로 바베큐의 약자”라면서 웃긴다.

흔히 정치인들이 고급 유머의 주인공이 아니라 조롱의 대상으로 추락하고 모래밭이 아니라 진흙탕 위에서 싸우는 시기가 선거철이다. 특히 대통령선거는 후보와 당간에 사활을 건 투쟁의 무대다. 투표일이 다가오는데도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마음에 꼭 드는 후보가 없을 땐 투표장보다는 개그 경연장으로 가고픈 국민의 심정을 그들이 알기나 할까.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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