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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재래시장] 수원 권선종합시장

상인들 디스플레이 교육 전문경영인 육성
공동화장실·주차장 조성 고객들 편의 제공
리모델링·아케이트 설치 등 현대화시설 계획

 

“‘청춘’이란 말을 떠올리면 에너지가 넘치는 역동적인 모습이 상상이 되잖아요. 이제 20년이 된 우리시장은 그런 면에서 청춘을 맞이했다고 할 수 있죠. 요즘 재래시장들이 많이 침체돼 있다지만 권선종합시장은 청춘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잊혀져가는 재래시장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며 체계적이고 편리한 시스템을 만끽할 수 있는 젊은 시장, 상인들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넘실거리는 곳, 바로 권선종합시장이다.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1051번지에 단일상권으로 자리 잡은 권선종합시장은 1978년 5천300㎡ 부지에 계획적으로 조성됐다. 특화 상품인 순대, 족발, 떡 전문점을 비롯해 정육, 야채, 잡화점을 아울러 총 90여개의 점포가 자리 잡고 있으며 비록 연혁은 길지 않지만 안정적이고, 규모도 큰 편은 아니지만 탄탄한 내실을 자랑한다.

 

2004년부터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 공동화장실을 조성, 재래시장을 이용할 때마다 고객들이 겪는 불편함을 크게 해소했으며, 2005년에는 시장 건물 옥상에 자동차 200여대 수용이 가능한 무료 주차장을 만들고 전문 관리인을 배치하는 등 재래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또 2005년부터는 상도덕, 경영, 디스플레이 교육을 실시해 상인들에게 전문 경영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새로운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더불어 내년 초부터 약 2년 동안은 가스관과 상하수도의 정비 및 교체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며 내·외부 리모델링, 아케이드 설치 등 현대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재래시장 내에 관리소를 둬 상인들에게 본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체제를 구성한 것도 권선종합시장만의 자랑이다. 또 고객을 위한 놀이방, 카트 등을 마련해 조금 더 편리하게 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권선시장 반경 1km 사이에 각 대형마트들이 위치해 있어 실제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은 상태다.

대형마트가 하나씩 들어설 때 마다 상인들은 마음에 점점 무거운 추를 달아가는 듯 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권선종합시장의 전 상인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각자 목표를 세워 자신의 위치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 전체 매출이 조금씩 상승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권선시장은 경쟁력 있는 재래시장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특색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대형마트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등 언제 찾아도 ‘젊고 활기찬 시장’을 만들기 위해 힘차게 달리고 있다.

 

“재래시장 특색살려 다양한 고객층 확보 주력”

   
 
  ▲ 신희균 상인연합회장  
 
▲권선종합시장이 자랑하는 특색 아이템은.
우리 시장의 특색 아이템은 ‘마음 넉넉한 사람들’이다. 물론 20년 전 시장이 형성될 때부터 자리잡아온 순대국, 떡도 자랑거리라 할 수 있겠다.
재래시장이 난항을 겪기 시작하면서 사람과 사람 간의 정이나 덤을 주는 여유가 사라지는 것 같다.
우리 시장 상인들은 현재 상황이 고통스러워도 자기 사업에 충실히 임하고 느긋하게 때를 기다릴 줄 안다.

 

▲재래시장이 활성화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형 마트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 있다. 마트의 편리함, 깨끗함에 기가 죽을 것이 아니라 나라에서 지원하는 사업을 적극 활용하고 자기 시장만의 특색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고민하고 상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 고객들에게 조금 더 편리한 쇼핑이 되도록 시설개선을 하되 재래시장만의 색은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권선시장의 비전에 대해.
상인들 모두 자신의 사업에 충실하며 상인연합회나 관리소도 제 몫을 다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쓸 것이며 재래시장은 제한된 공간이지만 풍성한 인간관계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배고픈 사람들 순대국밥 나눠줄때가 행복”

   
 
  ▲ 박옥화 순대국밥집 사장  
 
“우리 가게는 외상장부도 없어. 배고픈 사람들한테 순대국밥 한 그릇씩 나눠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우”

 

재래시장에 터를 잡은 지 30여 년, 시끌벅적한 시장통에서 인생의 절반을 보냈다는 박옥화(66)씨. ‘소박한 옥화씨’는 가게에 온 손님들이 배부르고 맛있게 먹은 뒤 고맙다고 말 할 때를 최고의 순간으로 꼽는다. 손님들의 어머니로 때로는 누이로 인생 상담사 역할을 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박씨의 국밥에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을 조미료 삼고 위로를 양념삼아 만든다. 박씨는 연탄회사에 다니던 남편이 불의의 사고를 당한 뒤 갑자기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 돼야만 했다.

 

세 자매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데다 남편의 병원비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만 가고, 기본적인 생계마저도 꾸려나가기가 버거워질 때 쯤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노점상부터 시작해서 순대국밥집에 이르기까지 번듯한 가게 한 칸을 마련하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시장을 지켰다.

 

그래도 가슴 한켠, 이제는 먼 그리움으로 자리 잡은 남편 생각에 금새 눈시울을 붉히는 박씨. “사람 마지막은 백지야. 욕심 부리면 뭐 해. 우리 남편 떠나고 나니까 그제 서야 손가락, 발가락 움직일 수 있는 게 행복인 걸 알겠더라고” 박씨는 남은 생 따뜻한 국밥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으로 살겠다고 또다시 소박한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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