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NGO칼럼] 매니페스토운동의 걸림돌

대·출선 정책집 발행 불법 지방공무원 책임회피 현실
민주주의 중심 신뢰 축적 더나은 미래위한 운동 지속

 

시민사회가 새롭게 추진하는 매니페스토운동을 가치중립적이라 비판한다. 그러나 정확히 이야기하려면 ‘세상의 가치들은 양성화 시키고 다양한 대안들을 경쟁시키는 운동’이라 표현해야 옳다. 한국형매니페스토운동은 정상국가로 가기 위한 온갖 밀실거래를 없애자는 것이다.

 

모든 가치들을 공론의 장에 양성화시켜놓고 합리적 토론을 통해 대의자를 선택하자는, 질서있는 참여와 심도 깊은 숙의를 대국민에게 제안하려는 치열한 경쟁과 토론을 통해 ‘성숙한 민주주의, 신뢰사회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당선자가 약속한 공약은 공공의 질권이며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질권을 행사하겠다는 아래로부터의 지속운동이다. 대한민국행정수반으로 선택되고자 한다면 가용 가능한 1천조의 예산을 어떻게 쓸 것인지, 대한민국호의 조타를 어디로 향해 가려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담은 문서화된 계약서를 내 놓고 선택받으라는 것이다. 당선 이후에는 공약을 바탕으로 질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활동가들은 구체성을 압박하고 유권자들은 구체성을 바탕으로 타당성을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 합리적 대의자를 선택하자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이다. 행정수반으로 선택된다는 것의 의미를 ‘백지수표 위임’으로 착각하고 있는 그들을 향해 끝없이 경고하자는 능동적 운동이다. 여기에 인간적인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제안하고 있다. 때문에 믿을 수 있어 아름다운 운동으로 승화시키려 한다. 대화의 단절로부터 오는 한없는 소외들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차이를 인정하되 차별에는 함께 저항하는 느리더라도 의미 있게 전진하자는 제안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신뢰라는 사회자본을 조금씩 축적해 보자는 아래로부터의 인간적 민주주의가 중심인 운동이 바로 한국형 매니페스토운동이다.

허나, 하늘이 없는 공간, 측량할 길 없는 시간들과의 싸움은 너무도 힘겹다.

현행 선거법은 출마자의 공약서인 정책집(매니페스토集) 발행을 지방선거에서만 가능하게 해 놓았다. 대통령선거와 총선에서는 후보자의 공약집 발행, 배포행위가 불법이다. 대통령선거에서 정책집 발행과 배포 행위가 불법이란 사실은 행정수반으로서 5년간 사용하는 1천조의 예산은 어찌 쓰든 관여 말고 백지위임을 달라는 뜻이다. 이는 독단과 독선을 가능케 해 달라는 주문과 같다.

행정집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적 소요비용은 권력을 통해 해결하겠으니 상관 말라는 뜻과도 같다. 국회와 상관없는 지방자치에만 매니페스토를 적용하라는 것이다. 오로지 대선이나 총선에서 정책집 발행과 배포행위를 합법으로 해 달라는 실천본부의 원포인트 개정안 요구를 지루하게 왜곡하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또 다른 하나는 가치중립적 활동에 대한 시민사회의 질타다. 시민사회는 신의 영역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대국민서비스영역에서의 활동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설득은 허공에 맴 돈지 오래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해소된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시민사회 누구도 일반 유권자보다 더 나은 정보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위치가 못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라고 말한다. 시민사회가 가진 잣대로 호불호를 가려주는 계몽주의는 또 다른 신의 영역이다.

한국형매니페스토운동은 ‘민주분권’과 ‘민주지방자치’에서부터 출발하고자 했다. 단체자치와 주민자치가 결합된 민주정치의 가장 기본적 요구에 충실하자는 노력이다. 중앙정부로부터 상대적 자율권을 가지며 자신이 속한 지역의 일을 주민 스스로가 처리할 수 있는 ‘민주주의 최상의 학교’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로컬 매니페스토운동은 단체자치와 주민자치가 결합된 민주분권과 민주자치가 또 다른 목표인 것이다.

유권자의 선택으로 당선된 선출직 행정가들은 주민들에게 책임감이 있지만 지방공무원들은 결코 아니라는 책임회피와 반감정서가 나타는 현실을 겪을 때가 많다. 참으로 암울한 현실이다. 그래도 간다. 모두가 실패할 것이라 단언했던 매니페스토운동을 당당히 몫으로 받아드렸던 이유는 그들로부터 당하는 형벌은 순수한 불꽃을 느끼는 나만의 자유를 선물할 뿐이기 때문이다.

천천히 흐르는 강물과 별빛이 되비치는 바다와 금수초목을 안아 기르는 산과 날마다 새롭게 웃는 대지 속에서 삶의 기쁨을 천천히 누리고픈 욕심, 내가 살아온 과거보다 내 아이가 살아낼 미래가 조금 더 낳을 수 있도록 묵묵히 가려 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