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장준석의 작가탐방<38>-정상옥의 예술세계

 

근대 이후 한국의 현대 미술은 변화를 거듭하여 왔으며 특히 서양 문화의 유입을 계기로 더욱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와 함께 우리 미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보다는 서양의 미술에 민감하여 그것을 흉내 낸 듯한 작품이 많아지고 있어 염려스럽다.

많은 인기 작가들이 작품들을 미술 시장에 내놓고 있는데, 예술성의 정도를 가늠하기보다는 작품을 많이 파는 작가가 대단한 작가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게 화단의 현실이 되었다.

이처럼 한국의 현대미술은 그 정체성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설상가상으로 영욕에 눈이 먼 몇몇 작가들과 화랑의 화상들에 의해 점점 그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또한 미술 관련 전문가들과 작가들은 예술세계나 작품의 독창성과 질을 높이는 데 노력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정신세계를 구축하지 못한 채 서양의 미술을 적당히 끌어들여 눈요기꺼리가 되거나 상업성에 치중하고 있다. 게다가 이런 우리 미술의 문제를 거시적인 안목에서 지적해 주거나 환기시켜 주는 미술계의 어른은 거의 없으며 행정 당국과 교육 기관에서조차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도대체 우리 한국의 현대 미술이 어디서부터 단추를 잘못 끼우게 된 것인지 자성의 시각에서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 서예와 미술계의 원로인 정상옥 총장은 이런 부분과 관련하여 볼 때 귀감이 될만한 예술가이자 교육행정가라 하겠다.

그는 작고한 원로 조각가 김영중선생과 친분이 두터웠는데, 두 사람은 한국 미술이 서양 미술 일변도로 달리는 것을 우려했다.

 

특히 많은 미술인들이 우리의 고유한 정서와 문화적 전통을 멀리하고 서양미술을 흉내 낸 듯한 적당한 예술을 전개시키는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였으며, 한국 미술의 정통성을 회복하고 정체성을 찾는 데 일조해야 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

정총장은 그로버즘 시대를 맞아 한국 미술 문화가 세계 문화 미술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한국 전통성의 맥을 창출할 수 있는 인재의 육성이 절실하다고 생각하였다.

훌륭한 한국미술문화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은 서양미술을 적당하게 흉내 내며 개인의 영욕을 채우는 풍토를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총장의 이러한 생각들은 신념이 되었고, 자신이 재직하던 계명대학교를 홀연히 떠나 한국 미술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교육자의 삶을 선택하였다. 그는 한국문화의 보고가 될 수 있는 정통성을 지닌 교육기관을 만들고자 십여 년 이상을 밤낮 없이 여기저기 뛰며 피나는 노력을 하였다.

그가 한국미술에 애정과 신념을 갖고 최선을 다해왔음은 다음과 같은 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예술에는 장르별 철학이 있어야 해요. 서양 미술에는 서양의 정서와 철학이, 동양미술에는 동양의 정서와 철학이, 한국미술에는 한국인의 정서와 철학이 흘러야 하는 거죠.

 

우리나라에만 있는 그런 그림과 미술문화를 창출해야만 세계 미술문화에 기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21세기의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의 문화와 정서를 노래해야 하고, 우리는 가장 한국적인 철학과 사고로써 우리의 냄새를 담은 예술을 노래해야 세계 속에서 화합하는 수준 높은 미술 문화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그의 생각은 한국성이나 전통성 운운 자체를 구시대의 유물처럼 치부하고 식상해하는 최근의 화단 풍토에서 느낀 그 동안의 좌절과 비애감을 보상 받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정총장은 오늘날 가정교육과 학교교육 그리고 사회교육 등이 붕괴되고 있음을 우려한다.

그는 대가족제도가 무너지고 학교에서 스승의 권위가 무너져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신만을 위하여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회 현실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고 느낀 바가 많았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 이러한 부분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교육기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총장은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학교만큼이라도 사회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원로 서예가이자 교육행정가로서 복지 사회를 이끌기 위해 노력하며 한국 미술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많은 애정을 쏟아 붓는 그는 우리시대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미술계와 교육계의 선이 굵은 어른임에 분명하다.

우리의 미술문화 교육이 그의 바람처럼 가장 우리다우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미술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교육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글=장준석(미술평론가)

 

정 상 옥 (鄭祥玉)
문학박사·서법미학 (중국·산동대학교)
중국 산동대학 박사과정 졸업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서예과 교수 역임
현재 동방대학원대학교 총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분 심사위원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분 운영위원장
전국휘호대회 및 각종 공모전 심사위원
대한민국 서법예술대전 심사위원
재단법인 동방연서회 이사 및 서통주간
사단법인 국제서법예술연합한국본부 이사
동아일보 주최 동아미술제 서예부문 심사위원장
홍익대·덕성여대·한성대 예술대학원 외래교수
대한민국 미술협회 이사
문화관광부 문화훈장 및 예술상 심사위원 3회
서울특별시 한강수변지구 설정 자문위원
현재 중국 산동대학 미학연구중심 겸임교수
학교법인 동방대학교 상임이사
동악한문학회 상임이사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 초대작가
SEOUL 서예대전 초대작가
서울시 성북구청 도시계획심의위원(문화예술)
성북문화원 이사
(주)오메가텐더 자문위원 
재단법인 예문와 회장
동방대학원대학교 총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