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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대선 BBK보다 여론조사 더 셌다

육성 동영상 공개 불구 ‘찻잔 속 태풍’ 그쳐 부동의 1위 고수
지역주의 엷어졌지만 여전… 인터넷 효력은 16대보다 줄어

제17대 대통령 선거전에서 최대 변수로 꼽혔던 BBK 주가조작 사건은 표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반면 여론조사는 역대 선거에서 가장 조명을 받았다.

이번 대선은 경제성장을 바라는 대다수 국민들이 경제 전문가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쏠리면서 5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또한 올해 대선은 역대 대선 투표율 중 가장 저조한 62.9%를 기록한 것은 정책대결보다 계속된 의혹 공방에 따른 정치불신이 한몫을 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호남은 신당의 정동영 후보, 영남은 이명박 당선자에게 몰표가 쏟아지는 등 지역주의 표심이 여전했고, 지난 대선 승패를 좌우했던 인터넷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BBK 파문=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였던 BBK 주가조작 사건은 찻잔속 태풍에 그쳤다. 지난 5일 검찰이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이명박 후보와 BBK가 무관함을 발표한 뒤 주춤하던 것이 선거를불과 사흘 앞두고 2000년10월 광운대 강연에서 “BBK를 설립했다”고 발언하는 육성 동영상이 전격 공개되면서 대선 정국은 요동쳤다.

신당을 비롯한 각 정당 후보들은 일제히 호재를 만난 듯 집중 포화를 퍼부었으나 이 당선자의 대세를 막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그동안 “직접이든 간접이든 BBK와 무관하다”, “BBK주식을 단 한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 “대통령에 당선되어도 책임을 지겠다”며 강력 부인했지만 다른 후보들은 일제히 “이명박 후보의 거짓말이 드러났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막판 역전을 노렸다.

신당을 비롯한 후보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17일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이명박 특검법’을 통과시키며 최고조에 달했다.

육성 동영상이 갖는 파괴력으로 인해 이 후보의 지지율 하락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선거를 하루 앞두고 부동층이 증가하는 등 바닥 표심이 술렁이기도 했지만 표심은 결국 이명박 후보를 선택했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보수세력이 결집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지역표심 = 지역주의 투표 성향은 비록 지난 대선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중 하나다.

지역색이 낮아진 것은 뚜렷한 지역 대표성을 갖는 후보가 없었고, 지역구도와 어느 정도 맥을 같이 했던 이념 대결구도가 엷어진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남에서 정동영 후보가 80%대를 육박하는 압도적인 득표를 기록한 반면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는 10%고지를 넘는데는 실패하는 등 한계성을 보였다.

반면 이명박 당선자는 영남에서 50%대의 압도적인 몰표를 획득하며 확실한 우세를 점했다. 이는 대구, 경북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역색이 비교적 덜하고 30,40대 유권자가 집중돼 있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은 이번 대선에서도 현 정권에 비판적인 반면 경제성장과 안정을 바라는 심리가 작용, 이 당선자를 선호했다.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충청 유권자들의 표심도 충청 맹주인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와의 연대로 무소속 이회창 돌풍을 잠재웠다.

◇여론조사=이번 대선에서 가장 관심을 보인 부분으로 여론조사를 꼽을 수 있다.

이 당선자는 1년여 전부터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일부 위기도 있었지만 압도적인 여론조사 우세와 당 지지도 등 대세론에 힘입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지지율 수치가 일시적인 동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지층의 단합이 이 당선자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고, 경쟁후보 진영의 비리의혹 공세에도 불구하고 다소간의 부침은 있었을지언정 큰 흔들림이 없었다. 이 후보 스스로 탁월한 대처로 위기를 극복해냈다기보다는 오히려 고비때마다 발표된 여론조사 지지율 수치가 일시적으로 동요하는 지지층을 붙잡아 세워 이 후보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양상이 여러차례 반복됐다.

특히 대선 막판 터진 ‘BBK 육성 동영상’ 공개는 오히려 보수세력을 결집시킴과 동시에 부동층까지 가세하면서 정동영 후보 등의 대역전극을 허락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일등 공신이었던 인터넷은 이번 대선에서는 BBK파문으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는 특정 후보에 대한 이슈가 계속되면서 공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상대후보를 비방할 경우 처벌 규정이 강화된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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