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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유시민과 낙하산 공천

지역연고도 없이 총선 출마 막무가네 구색 맞추기 공천
주민 검증없는 후보만 양산 시민 주권 되찾는 총선돼야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5년의 노무현 정권이 이제 쓸쓸한 모습으로 퇴장을 서두르고 있다. 청와대에서 운동권 가요를 열창하던 그들에게 오늘의 우리 국민들 중 다수는 완전히 등을 돌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노무현을 위해 만들었고 100년을 다짐했던 열린우리당이 퇴출 정권의 뒤안길에서 이미 간판을 내렸다는 점도 무능정권의 역졍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가운데 노무현 정권의 코드인사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유시민 의원이 급기야는 18대 총선을 현재의 지역구인 고양시 덕양갑이 아닌 대구시 수성을로 옮겨 출마를 하려 한다는 대목은 실로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대구시 수성을은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한나라당의 텃밭이다. 유 의원은 대구에서 출마를 하려는 이유에 대해 ‘진보적 칼라를 가진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평가를 구해보고 싶은 것’이라고 답을 했다 한다.

바로 이 대목이다. 자신의 컬러는 ‘진보’이며, 국민의 ‘평가’를 받아보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지역구인 고양시 덕양갑의 주민들은 일찌기 과연 ‘진보’를 선택했었다고 본다는 것인가?

더불어 이유야 어찌됐던 지난 4년의 ‘평가’는 당연히 자신을 뽑아줬던 덕양갑 주민들에게서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대구에 가서 평가를 받아 보겠다고 한다는 것은 결국 고양시 덕양갑 주민들은 그저 자신의 출세를 위한 한낱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고양시민들은 그 어느 누구도 결단코 ‘진보’가 판을 치는 세상을 보고 싶어 한 적도 없거니와 앞으로도 전혀 없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애당초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고양시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서 보궐선거에 당선이 됐으니, 그 어찌 지역구에 무슨 놈의 마음이 가기도 했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그것으로 그칠 일이 아니라는데 있다.

그의 일탈된 언행으로 말미암아 애꿎은 고양시민들만 그의 지역구가 고양시 관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간에 갖은 원성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 유티즌들을 통한 인터넷 바람으로 재선까지 이뤘으면서도, 어차피 현재의 지역구에선 버림을 받을 것이 뻔하다보니, 이명박 당선자의 최측근의 지역구에 가서 ‘한번 붙어보고 싶다’고 처신하는 그를 보면, 참으로 그의 탁월한 쇼맨십과 표리부동함에 측은지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가히 노무현 정권의 적자로서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보다 냉철히 생각을 해보자면, 유 의원도 또한 이 나라 정치판의 이단아가 아닌가 싶어지기도 한다.

낙하산의 운명이 다 그러하듯이 솔직히 그간에 당선자는 당선자대로 주민은 주민들대로 마음을 내보여주지 못하고 각기 따로 움직여오지 않았었는가 말이다.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다 보니 그 사람의 행적을 알기에는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또 당선자로서는 자신의 생소한 지역구에 정을 붙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며, 지역의 주민들로서도 또한 당선자에게 마음을 열어주기가 그리 쉬운 노릇이 아니었을 것이라 사료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낙하산 공천의 폐해가 이 같이 막중함에도 불구하고 각 정당에서는 오늘도 낙하산을 여기저기에 뿌리려는 궁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2 제3의 고양시 덕양갑을 양산해내도 해당지역 주민들은 어차피 싫든 좋든 자기 당 후보를 찍게 될 것이라는 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의 철저한 검증 절차를 거쳐 지역 민심에 기반한 후보가 내세워지기 보다는 그저 지역 여건상 유리하다 싶은 곳을 찾아 막무가네식으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지는 작태를 버젓이 반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언제까지 이 같은 정치적 폐단에 눈 감고 방치만 하고 있을 것인가.

언제까지 이를 바로잡기를 저들에게만 맡겨놓고 있으려 한단 말인가. 아니다. 이젠 우리가 나서야 한다. 우리 시민 모두가 자신의 주권을 지키고 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구태정치 개혁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

18대 총선을 앞둔 지금이 바로 정치판 개혁에 적기(適期)다. 많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강력히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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