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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안양 초등생 실종, 광역수사로 풀어야

아이들 행적 단서조차 없어 비슷한 유아실종 사례 빈번
사건 전반적 범죄유형 일치 포괄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최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엽기적인 사건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 오후 안양 M초등학교에 다니는 우예슬(8)양과 이혜진(10)양은 안양시 안양8동 우양파크빌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다 헤어진 뒤 오후 5시쯤 안양문예회관 인근 상가주민에게 최후 목격된 뒤 실종됐다.

안양 초등생 실종 사건에 대한 경찰수사가 답보 상태에 이른 가운데 시는 물론 지역내 각 단체들이 실종된 두 어린이들을 찾기 위한 시민적 차원의 운동을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안양 YMCA는 이 어린이들의 무사귀환을 빌어주기 위해 16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과 가족들에게 ‘외출시 가방에 노란 리본을 달 것’을 권유하면서 시민들에게도 리본 달기 운동에 동참하도록 당부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노란 리본 달기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실종됐던 이혜진(10), 우예슬(8)양이 부모의 품으로 다시 돌아올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다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허나 실종 이후 한달 가까이 아이들의 행적에 대한 단서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시민들의 선행이 두 아이들을 돌아오게 하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인다. 그보다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결과를 결국 마주하게 되리라는 방정 맞은 생각이 든다. 제주도에 살던 유모양 사건 역시 실종 40일만에 싸늘한 주검만을 발견함으로써 종결된 적이 있었다. 또한 이와 흡사한 사건들은 전국에서 꽤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제주도 사건의 경우 바로 이웃에 살던 피의자 송모(49)씨가 유양을 성추행하고 나서 증인을 없앨 목적으로 아이를 살해했었다. 그는 공교롭게도 상습사기 등 전과 23범으로 10년을 교도소에서 지냈으며, 1992년도에는 동종전과도 있던 자였다.

유사사건으로서는 2006년도 용산 어린이 실종사건도 있다.

실종 16시간만에 살해된 허모양 역시 한 동네에 살던 신발가게 주인에 의해 살해됐다.

그 역시 동종 전과가 있던 자였다.

이들 사건들은 모두 실종 이후 가해자가 피해자의 부모에게 몸값을 요구하기 위해 접촉하지 않았으며 일정기간 이후 주검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

이와 같은 사건들을 토대로 보자면 현재 안양의 두 어린이 실종사건도 단순한 가출이나 실족, 교통사고 등과 같은 이유로 인해 귀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경찰도 이제는 범죄피해를 염두에 두고 인근 지역의 독신남이나 전과자들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 같은 수사방향은 비교적 적절한 것으로 사료된다.

허나 현재까지는 아이들의 행적에 대한 단서조차 찾을 수 없으며 이 같은 사실이 관계자들을 매우 지치게 하고 있다.

얼마전부터 경찰청 여청계에서는 아이들의 실종사건에 대해서도 보다 포괄적인 조사를 하도록 체제를 정비했다.

또한 엠버경고 등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실종자를 찾기 위한 여러 가지 제도도 도입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이 같은 경고조치들이 크게 효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실종사건 전반에 걸친 보다 포괄적 대응방법들이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용산 어린이 살해사건의 경우 실종 신고는 용산경찰서로 들어왔으나 막상 사체가 발견된 곳은 포천이었다.

범인의 아들이 차량을 이용해 사체 유기에 동참했기 때문에 사건의 발생지역과 사건 종결지역은 현격하게 먼 거리였던 것이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번 안양 어린이 실종사건에서도 몇 가지 어려운 점이 있겠다. 예컨대 차량을 이용한 납치사건이라면 광역권으로 수사를 확대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광역 수사가 효과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전 요건이 담보돼야 한다.

예컨대 전국 단위로 어린이 실종사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 있는가하는 것과 아동에 대한 기호증이 있는 성범죄자들의 연고지 자료 등이 축적돼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만일 이 같은 자료들이 원활하게 일선 경찰서의 초등수사 단계에서 활용될 수만 있었다면 안양에서 사라진 두 어린 소녀들이 조금 더 일찍 건강한 모습으로 귀가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쉬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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