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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귀향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사람마다 고향을 가지고 있다. 일생을 고향에서 살다가 세상을 뜨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렸을 때 자란 고향을 떠나 산다. 타향에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은 어려서 부모 품에서 자라며 뛰놀던 고향 생각에 잠을 못이루기도 한다. 여우도 자란 곳을 떠나 맴돌다가 죽을 때가 되면 고향을 바라보며 슬피 운다 한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귀향은 인간이 이승에서의 삶을 정리할 때 그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뜻도 포함한다. 어떤 사람이 요직을 맡았다면 그 업적에 따라 역사가 평가하고, 그가 신앙인이라면 마지막에 창조주가 심판한다. 여러 단계로 거칠 평가와 심판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결코 요란한 귀향을 하지 않는다. 전쟁터로 나가는 젊은이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싸우다가 살아서 귀향하는 것만도 행운으로 여긴다. 그러한 아들을 보내는 아버지의 심경을 담은 아일랜드 민요 ‘데니보이’를 나나 무스쿠리는 고운 목소리로 부른다.

“아, 목동들의 피리 소리들은 산골짝 마다 울려 나오고 여름은 가고 꽃은 떨어지니 너도 가고 또 나도 가야지. 저 목장에는 여름철이 오고 산골짝마다 눈이 덮여도 나 항상 오래 여기 살리라. 아, 목동아! 아, 목동아! 내 사랑아. 그 고운 꽃은 떨어져서 죽고 나 또한 죽어 땅에 묻히면 나 자는 곳을 돌아보아 주며 거룩하다고 불러 주어요. 네 고운 목소리를 들으면 내 묻힌 무덤 따뜻하리라. 너 항상 나를 사랑하여 주면 네가 올 때까지 내가 잘 자리라.”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2월 24일 임기가 끝나면 돌아갈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은 요즘 대통령 집과 참모, 경호원들이 머물 고급 연립주택 건립, 봉화산 관광개발, 문화센터 건립 등으로 떠들썩하다. 김해시는 인구가 3만 명 수준인 진영읍에 255억 원을 들여 문화센터를 건립하고, ‘봉화산 일원 관광자원 개발사업’에는 내년 말까지 국비와 도비, 시비 등 75억원을 포함 모두 450억 원을 쏟아 붓는다. 그의 화려한 귀향을 진심으로 환영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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