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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쓸모 없는 교육

안병현<논설위원>

초·중·고등학교 과정 12년이란 긴 세월 학교교육을 거치고 난뒤 학교생활에서 터득한 지식이 실생활에 실제로 유용하게 쓰여지는 것은 얼마나 될까. 수치상으로 정확하게 추출해 내기는 힘들겠지만 대부분 쓸모 없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아니면 그 중요성을 실제로 느끼지 못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교육의 성과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한 것일까. 지식습득은 그렇다고 치자. 인성적으로는 학교교육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초등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면 과목수가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국어과목도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등 3과목으로 분화하고 수학은 수학익힘, 수학 등으로 분류된다. 과학은 실험관찰, 과학 등 2개과목으로 늘어난다. 그밖에 예체능이 추가돼 과목수가 배 이상으로 커진다. 영어도 시작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배워야할 과목수는 계속 늘어나 도무지 헷갈려 책 정리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배우는 과목의 심도가 높아만 간다. 진학을 하지 않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불필요한 과목들도 수두룩하게 늘어나 어깨를 짓누르게 된다. 대학진학과 유학을 꿈꾸는 학생들은 이것이 운명인양 책과 씨름하게 된다. 이렇게 어렵고 힘들게 배운과목들이 실생활에 얼마나 쓰여지는지 조사해볼 필요성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10년동안 영어를 배운다. 그렇다면 10년이란 긴 세월 배운 영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사회에 진출해 영어 문법을 활용할 기회가 있을까. 그렇다면 영화관에서 자막 없이 영어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웬만한 생활영어를 거침없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도 “영어교육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를 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영어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다. 일부에서는 어려서부터 영어를 배우면 주체성이나 정체성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하지만 옳지 않다. 10년동안 영어를 배우고도 외국인 앞에서 입도 벙긋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참에 수십년동안 거의 큰틀에서 바뀌지 않은 전과목 교육과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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