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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평] 전용극장이 필요한 이유

장르 활성화 효과적 작품 연출
어린이 위한 문화공간 조성 절실

 

공간은 공연예술의 창작성에 일조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연예술을 선보이는 공연장은 작품과 관객이 만나는 장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공연자들의 행위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새로운 메시지를 창조하는 영감을 부여하며, 그 메시지를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 주는 기능을 담당한다.

초기의 극장형태는 왕이나 귀족을 위한 전용무대로, 특정계층만을 위한 전용공간이었다.

산업화 이후, 수많은 대중들을 위해 예술작품을 선보이는 대형 공연장, 혹은 다목적 공연장의 형태로 진화했으며 이러한 공연장의 형태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우리 주변 공연장에서는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의 행사가 매일 오르내려진다.

국민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예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공연장에서는 많은 국내외 공연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대형 뮤지컬, 오페라,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 등은 공연장의 게시물을 채우는 단골 메뉴가 돼가고 있다. 또한 증가하는 공연작품에 비해 부족한 공연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자체나 관련 단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공연장을 세우거나 기존의 시설을 보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공연장 건립을 두고 일각에서는 특수목적을 위한 ‘전용극장’의 건립 등이 자주 논의되고 있다.

전용극장이 필요한 이유는 좋은 작품의 장기공연을 가능하게 해 더 많은 관객들에게 훌륭한 예술적 체험을 줄 수 있고, 특정 장르만을 위한 시설과 설비가 투자돼 효과적인 작품의 연출이 가능하며 투자회수가 용이해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공연 선진국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뉴욕의 브로드웨이나 런던의 웨스트 앤드처럼 뮤지컬 전용극장이 밀집된 거리에는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 등과 같은 뮤지컬 등이 연일 공연되며 수많은 관객들을 불러 모으는 문화관광지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6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을 준비한 작품들이 단 며칠 작품을 선보이고 공연장이 없어 무대에서 내려와야 하는 우리의 현실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국내 전용극장에 대한 염원은 몇 해 전 국내외적으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난타’가 2곳의 전용극장을 확보해 그 유명세를 이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비보이 퍼포먼스 전용극장, 예술영화 전용극장 등 각각의 공연특성에 맞는 전용극장이 생겨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현재 경기도내 특정목적의 공연을 위한 전용극장은 전무한 상태이다. 모두가 다목적 공연장으로서 나름대로의 지역민의 문화예술 향수를 채우고는 있지만 전용극장만이 채울 수 있는 공연의 면모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것이 많은 실정이다.

우리에게 시급한 전용극장은 누구를 위한 몫이 돼야 할까. 우리가 연중 마르지 않는 샘처럼 문화와 예술의 영양분을 채워줘야 할 대상은 누구일까. 서슴없이 어린이를 위한 전용극장을 얘기하고 싶다. 어린이 전용극장은 어린이들에게 작품 감상을 통한 교육뿐 아니라 간접적인 문화체험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만을 제공하는 역할이 아닌 언제든지 찾아와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돼야 하며, 딱딱한 의자와 초록색 칠판으로 전달되는 교육 그 이상의 역할이어야 한다.

지난해 전당에서 올린 몇 편의 어린이 대상 공연은 뜨거운 호응을 일으키며 큰 성공을 거뒀다. 지역 내 어린이 전용극장 필요성의 절실한 반증으로 생각한다.

올 봄 경기도문화의전당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 야외공연장을 어린이 전용극장으로 탈바꿈시키려 한다. 안전하면서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예쁜 공연장을 만들어 어린이들의 웃는 소리와 박수치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전용극장을 만들어 주고 싶다. 어린이들은 가까운 미래에 문화와 예술을 창조하고, 향유하며, 소비할 대상이다. 어린이들이 문화와 예술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며 올곧게 성장할 수 있도록 따뜻한 바람이 부는 봄이 오면 기꺼이 한 삽을 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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