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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동물실험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일제의 관동군은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켜 만주를 점령한 후 사람을 대상으로 생화학실험, 해부실습 등을 담당한 731부대를 천황의 재가를 받아 창설한 후 무고한 사람에게 약물을 먹여 그 반응을 실험하고 해부용 칼로 사지를 찢고 내장을 도려내기도 했다. 독일의 나치군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태인을 학살하고 생체실험실을 운영하면서 인간을 죽였다. 생체실험 책임자는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의학이나 생화학 전문가들이 실험용으로 인간이 아닌 동물을 죽여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들은 쥐, 토끼, 개, 돼지, 원숭이 등을 대상으로 약물을 투입하거나 그 반응을 관찰하거나 내장을 도려내어 연구하는 등 실험과정을 통해 동물들을 학살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로써 소아마비 백신, 인공 심장 판막 등을 개발했으며, 인간을 미적 감각을 돋보이게 하는 각종 화장품을 선보였다. 고통을 호소할 수 없는 동물들이 인간을 위해 1년에 수백만 마리나 희생되고 있다.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인간이 영혼을 지닌 다른 인간을 실험용으로 학살하고, 인간이 살아있는 동물을 실험용으로 도륙하는 행위가 전쟁의 승리를 통한 애국이라든가 인류의 복지 향상이라든가 하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반생명(反生命) 현상이라고 끊임없이 비판해왔다.

오늘날에는 공권력이 인간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하는 만행은 사라졌지만 동물에 대한 실험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AP통신은 미국 렌셀러 폴리테크닉 대학의 조나단 돌딕크과 캘리포니아대학의 더글라스 클락 교수가 표준 현미경용 슬라이드 모양의 칩 두개에 수백 개의 인간 세포 및 효소 등을 담아 배양함으로써 합성물질에 대한 신체반응을 간접적으로 할 수 있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이 칩 안에서 세포가 죽거나 성장을 멈추면 독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두 학자는 “이 칩을 이용한 연구가 동물실험보다 값싸고 효율적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실험실로 끌려온 동물들의 신음소리가 그칠 날이 곧 오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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