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아침논단] 경인운하 건설에 대한 단상(斷想)

경부운하 피할 수 없는 과제 경인운하 사전 모델로 적합
조기 건설로 타당성 검증해 대운하 건설 출발점 삼아야

 

경부운하 건설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뜨겁다. 그렇지만 경부운하 건설이 이명박 당선인의 대표적 공약이었고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가 압도적 지지로 당선됨으로써 일응 국민적 합의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으므로 여기서는 그 타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필자도 사견으로는 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음을 우선 밝힌다.

당선인의 확고한 의지, 그리고 인수위의 정책발표 내용과 건설교통부의 보고내용을 보면, 경부운하 건설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지금은 어떻게 하면 운하 건설을 가장 경제적이고 타당성있는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환경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개발과 환경보존이라는 이율배반적인 두 개의 가치를 공존시킬 수 있는지 모색해 봐야 할 시점이다.

우선 경부운하 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시안(試案)으로 경인운하 건설을 들 수 있다. 건설교통부는 올 초 인수위에 경인운하 건설을 보고하면서 사업재개 의사를 밝혔다. 인천시도 인수위에 보고한 몇가지 추진과제 중 하나로 경인운하의 조속한 건설을 건의하고 있다. 주지하듯이 경인운하는 굴포천 방수로사업을 통해 인천 서구 경서동에서 서울 강서구 개화동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는 물류사업이며,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2003년경까지 추진돼 왔던 정책사업이다.

 

경인운하는 이미 건설되어 있는 굴포천 방수로에 약 4㎞의 수로를 연장하고 수심을 6.3m로 굴착하며, 수로 폭을 80m로 넓히기만 하면 그 외형의 대부분이 완성된다. 따라서 경부운하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 보기 위해서라도 경인운하의 조속한 건설이 추진돼야 한다. 경인운하 건설을 통해 각종 찬반 논란의 근거를 검증해 볼 수 있고,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나 사업의 경제성 여부도 확인해 사 수 있기 때문이다.

차기 정부가 경부운하를 반드시 추진할 정책사업으로 밝힌 이상, 경제성이 가장 높고 성공가능성이나 산업에 대한 기여도가 제일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인운하를 그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현재까지의 타당성 분석결과를 보면 경인운하 건설이 수도권 산업활성화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운하의 외형이 이미 완성된 상태이므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 또한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음부터다. 우선 정부 주도로 운하 건설을 추진할 경우 건설에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또 민간에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위탁할 경우 수익배분이나 사업주체를 어떻게 안배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부도 경인운하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민간에만 맡기지 않을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민간기업에만 위탁할 경우 참여하지 못한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나 다른 운하 건설과의 불평등 시비에 휘말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에도 운하가 통과하는 인천시와 경기도의 참여 가능성을 충분히 남겨 두어야 한다. 정부는 운영의 적법성 여부 등에만 관여할 뿐 수익사업이나 사업모델 등은 모두 민간에 위탁하거나 공모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해야만 경쟁력있고 수익성 높은 사업모델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수익의 일정부분도 환경보존과 피해주민들, 그리고 운하가 통과하는 지방자치단체 등에 환원돼야 한다.

 

개발이 불가피한 이상 환경을 훼손하여 얻는 수익의 일정 부분을 환경보전에 사용한다면, 그나마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어느 일방이 모든 피해를 감수하게 해서는 안된다.

인천시나 경제자유구역청도 운하건설을 위한 여건조성에 힘써야 한다. 청라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사업추진 속도에 박차를 가해야 하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외자유치 사업이나 해외 명문대 캠퍼스 유치, 그리고 동북아시아 금융허브와 관광 및 레저도시라는 당초의 목표를 향해 더욱 매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무 높은 토지 임대료를 현실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참여 업체나 대학에 제공하는 각종 인센티브의 폭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볼지 모르겠으나 장기적으로는 분명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투자가 유치되고 해외 관광객도 끌어들일 수 있으며, 경인운하와 결합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인천시도 화물터미널의 기능확대에 발맞춰 각종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경인운하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이미 경부운하의 시금석이자 출발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