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안병현칼럼] 설 민심 제대로 읽기

민족 최대의 명절 ‘설’눈앞 물가상승 국민 어깨 짓눌러
정권교체 설연휴 최대 화두 새정부 민심에 귀 기울여야

 

설 연휴는 장장 5일이다. 큰 맘 먹고 아예 2일부터 10일까지 후하게 연휴를 즐기는 회사도 상당수 눈에 띈다. 이번 설 귀성은 여느해처럼 되풀이되던 전쟁 수준은 살짝 벗어날 것 같아 큰 다행이다. 그러나 즐거워야만 할 설날 분위기에 어깨를 짓누루는 것은 단연 물가다. 1월 물가가 3.9%로 급등해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 상한선 3.5%를 두달 연속 돌파했다. 근 40개월만에 최고치다. 물가 상승은 곧 설날 장마구니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도 설날은 먼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만날 수 있어 마냥 즐겁다.

설날 아침 차례를 지내고 고향 부모님을 비롯한 웃어른께 세배하고 떡국을 먹으면 고향친지, 오랜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이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세상 살아가는 한 단상이다. 곧 여론이다. 2008년 화두는 단연 정권교체다. 기름 값이 올라 차를 몰기도 힘들다는 푸념에서부터 새로운 야당에 관한 이야기, 새롭게 구성된 월드컵축구팀, 우리동네에 출마하는 4·9총선 후보자 면면, 직장 이야기, 지난 10년세월에 대한 평가 등등.

우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촛점이 모아진다. 정권을 잡았으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추진하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근간으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켜줘야 한다는 의견과 성급한 조직개편은 또 다른 실패를 부른다며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될 수 있다. 조직개편안이 국회를 통과되지 못하면 장관을 임명하지 못하고 수개월 허송세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표출된다. 정부 조직개편안을 밀어 부치는 한나라당과 반대로 맞서고 있는 야 4당이 당의 사활을 걸고 내달리고 있다. 민심의 향배가 어떤지 잘 살펴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 대통령이 두명이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들린다. 새정부 임기 5년동안 해야할 일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2개월만에 모든 것을 하겠다는 성급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인수위 내부에서조차 인수위에는 재정권과 집행권이 없고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나올 지경이다. 자칫 인수위를 초법적인 기구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인수위는 수능등급제 폐지와 대입3단계 자율화 조치를 발표하는 선에서 교육정책 비전을 마련했으나 영어몰입교육 논란으로 비화되면서 인수위가 감당할 범위를 벗어나 버렸다. 야당과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암울한 총선분위기로 위기에 몰렸던 야당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생겼다며 희희락락이다.

필자는 대선 직후 3당 체제로의 개편을 예견했었다. 4·9총선을 전후 해서다. 정권을 장악한 한나라당이 총선을 통해 개헌선을 넘는 의석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정권을 빼앗긴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은 통합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최근 출범한 자유선진당 등이 3당체제를 갖춘다는 것이었다. 친북노선 등 당 정체성을 놓고 당내 분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민노당과 창조한국당은 지리멸렬 수순을 밝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 현재 열리고 있는 임시국회에서 이들 정당들이 보여주는 것들이 4·9총선 민심을 좌우하게 된다. 그래서 설날 민심을 제대로 읽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당의 향배가 결정된다. 그래서 민심이 중요한 법이다.

서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소비자 물가다. 그중에서도 자동차 유류비와 통신비용이다.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유류비는 정부의 세금인하 정책으로 서민가계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듯 하다.

정부가 제시해 놓았던 휘발유:경유:LPG 100:80:50이라는 가격구조도 무너졌다. 택시와 서민, 자영업자가 이용하는 LPG 가격 상승이 가계를 휘청이게 한다. 통신비 또한 공공의 적이 된지 오래다. 상투적인 통신업계의 인하정책 즉, 문자수수료 10원 이하, 일정액을 받고 같은 통신사끼리 이용시 통화료 감면 등이 그것이다. 근본적인 것은 가입비 6만원 폐지, 기본요금 대폭 인하, 문자서비스 이용료를 무료화 하는 것이다. 이제는 시장이 움직일 차례다.

정권을 잡은 한나라당이 4·9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벌이는 암투는 국민들과 지지해준 계층에게 실망감을 안져준다.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는 신당의 구태, 신의를 버리고 등장한 이회창씨가 이끄는 자유선진당의 출범을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 결과는 4·9총선에서 드러날 것이다. 위기때마다 나라를 구해온 것은 대통령도 아니고 국민들이다. 그래서 국민은 위대하다. 설날 잘 세시라.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