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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자주 찾아 뵐게요’

이태호<객원논설위원>

부처님의 효에 관한 가르침을 집성한 ‘불설대보 부모은중경’(약칭 부모은중경)은 “가령 어떤 사람이 왼쪽 어깨에 아버지를 업고, 오른쪽 어깨에 어머니를 업고서, 수미산을 백 천 번을 돌아 피부가 닳아져 뼈가 드러나고 닳아서 골수가 드러나더라도 부모의 깊은 은혜는 마침내 다 갚지 못 하느니라”라고 설파한다. 중국의 ‘한시외전’은 “나무가 고요하려 하지만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부모님을 봉양하려 하지만 부모가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가르친다. 효도의 당위성과 어려움을 동시에 일깨워주는 명언이라 하겠다.

창조주는 인간과 만물을 지어내셨다. 그래서 모든 섬김의 원천은 창조주라고 천주교와 개신교는 가르친다. 이 진리를 믿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신을 부모가 낳았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 부모가 결혼을 한 정상적인 부모건, 부정한 관계로 만난 부모건, 아니면 정자와 난자만을 제공한 채 시험관을 통해 아기를 태어나고 어딘가에 숨어있는 부모건 간에 말이다. 부모에 대한 자식의 존경, 효도, 그리움은 만고의 진리요, 만인의 예의다.

포털사이트 야후 코리아가 최근 ‘설 연휴 부모, 친지께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은?’ 이라는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총 참여자 2,189명 중 58%(1,275명)가 ‘자주 찾아 뵐게요’라고 응답해 2위인 ‘얼굴 좋아 보이세요’14%(301명)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바쁜 일상에 쫓겨 부모를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자식들의 죄송함과 그런 거짓말이 일상화할 정도로 효의 실천이 난제임을 이 설문조사는 드러내고 있다.

곧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다가온다. 우리가 인륜과 도덕을 존중한다면 효도에 관한 부모은중경과 한시외전의 가르침을 명심하며, 창조주의 섭리와 은총에도 감사하고, ‘자주 찾아 뵐게요’라는 말을 행동으로 일치시켜야 하지 않을까. 가령 부모를 자주 찾아뵙기는커녕 외면하고 핍박하며 심지어 부모를 찾는 동생과 조카들을 파면하고 호적에서 제명하겠다는 말은 농담(弄談)으로라도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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