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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김지사 ‘호랑이 論’에 기대를 건다

韓中간 해저터널 사업 계획 지방정부 의견 제시로 주목
실현시 부가가치 기대감 커 샌드위치론 명쾌 해법 제시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놓고 말들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대운하 건설을 추진한다는 당초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이 당선인은 최근 한 방송과의 대담에서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 추진과 관련해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 며 "경제논리에 따라 차근차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대를 거는 국민도 많다. 물론 환경, 수익성 문제 등을 들어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한반도 대운하가 정치 쟁점화 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못하다. 우리나라의 장래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했다가 "중국은 쫓아 오고 일본은 앞서 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다.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고생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한국의 신세다" 라며 우리경제의 심각성을 진단했다. 당시 김영주 산자부장관 등 정부측으로부터는 경제계가 필요 이상으로 위기의식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당시 '샌드위치 위기론'은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견제와 중국의 추격 사이에 끼여 한국경제가 소득 '2만달러의 함정'에 걸려 주저앉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을 사회 전반에 불러일으키는 폭발력이 있었다.

동아시아의 경제권력 틈새에서 참여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사이 그 해법이 지방정부 차원에서 튀어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이른바 '호랑이론' 이다. 김지사는 지난 4일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경기도지방행정동우회 신년하례회에서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일본이라는 경제대국, 중국이라는 인구대국, 러시아라는 자원대국 사이에 위치해 있어 한발 빠르면 호랑이 등에 올라탈 수 있고 한발 늦으면 코끼리 발에 밟힐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이회장이 우리경제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진단했다면 김지사는 그 해법을 명쾌하게 제시한 셈이다.

김지사가 내놓은 '호랑이론'의 해법은 아주 폭발적이다. 중국 동부연안권인 산동성과 한국 서부해안권과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뚫자는 것이다. 현재 중국 동부연안권은 5대경제특구, 30개 개발구, 4대 경제구 등 중국의 거대발전축을 형성해 연평군 10%대의 경제성장과 급증하는 대중국 물류수요에 대비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해저터널 사업이 실현되면 76조원에 달하는 부가가치와 70만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된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고 있다. 중국 산동성 웨이하이와 인천, 군산, 평택, 북한 장산곶 등 4개안을 마련했지만 현실적으로 웨이하이와 평택 노선 374km가 가장 타당하다는 의견을 대통령직 인수위에 건의한 상태다. 그리고 최근 이당선인과의 독대 자리에서도 이같은 한중 해저터널계획을 보고해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김지사의 한중 해저터널 구상은 현재 수년째 논의중인 한국과 일본 후쿠오카를 연결하는 230km에 달하는 한일 해저터널 사업과 연계해 건설된다면 한국이 동북아 국가간 산업과 경제교류의 거점 중심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게 김지사의 관점이다. 이같은 한중, 한일 해저터널은 이명박 당선인이 추진하는 한반도 대운하와 연계해 국책사업으로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저터널은 국력의 상징이 되었다. 24.5km의 노르웨이 레달 터널은 세계최장으로 기록되고 있다. 미국은 뉴잉글랜드와 롱아일랜드를 연결하는 26km의 해저터널을 건설할 계획이다. 일본은 이미 혼슈 북단인 아오모리와 홋카이도의 하코다테사이에 건설된 23km의 해저터널을 갖고 있으며 도쿄만터널 15km를 운영중이다. 국가간 해저터널 논의도 한창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베링해협에 해저터널 96km를 건설할 것을 협의중이며 스페인과 모로코도 아프리카와 유럽해저터널 38km에 대한 협상에 착수했다.

물론 한중 해저터널 건설에 따른 장기적인 지질조사와 고난이도의 터널공법, 또 80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천문학적인 공사비와 20년이상 소요될 공사기간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등 첩첩산중이다. 구데기 무서워 장못담그는 소심함, 편협증과 무조건 안된다는 식의 반대심리로 어떻게 선진국에 들어설 수 있겠는가. 한중 해저터널이 그렇고 한반도 대운하가 그렇다. 이것이 완공되면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사회, 정치, 안보적 변화도 기대된다. 중국은 베이징시 인근 퉁저우에서 항저우를 연결하는 1794km의 경항대운하를 건설중이다. 중국의 커가는 국력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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