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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번개국감, 뭐하러 하나

지난 27일 저녁 8시50분께 경기지방경찰청에 대한 국회행자위의 국정감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상업 경기지방경찰청장과 3명의 차장을 비롯한 각 과장들은 의원들의 송곳(?) 질문에 대비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경기도의 어려운 치안현실 극복문제와 타 시.군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경찰비리문제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국정감사가 어떻게 이뤄질지 자못 기대됐다.
하지만 국감은 3시간여만에 싱겁게 끝났다.
경기도청의 국감을 마친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의원 15명은 오후 7시45분께 경기지방경찰청에 도착해 경기도지사가 제공한 도시락을 먹고 저녁 8시40분께야 5층 국감장으로 들어섰다.
질의 시작 전 박종우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은 "연 5일 동안 감사를 벌여 의원들이 지친 상태기 때문에 빠른 진행을 위해 협조해달라"고 통보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의원 1명당 고작 7분의 질문시간이 주어졌고, 답변도 의원들이 먼저 '서면으로 제출하라'는 배려도 아끼지 않아 국감의 진행은 원활했다.
당연히 기대했던 의원들의 송곳 질문은 없었고, 이상업 청장의 답변도 한결 수월했고 밤 11시17분께 국감은 끝났다.
고작 3시간 동안의 국정감사를 위해 경기지방경찰청은 180여만원 정도의 예산을 썼다.
각종 행정소모품과 국감장과 현관을 장식할 화분 등을 구입하는데만 180여만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지방경찰청의 한 간부는 "지난해 국감을 준비하면서 6백여만원 정도의 예산을 썼는데 올해는 예산을 많이 아꼈다"며 "올해 국감이 가장 수월하게 넘어갔다"며 안도했다.
이러한 형식적인 번개국감은 최근 2∼3년 동안 계속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최대 규모 경찰조직인 경기지방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이런식이라면 이 보다 규모가 적은 지방경찰청의 국감은 어떻겠는가? 서면으로 질문하고, 서면으로 답변하면 간단할 것을 구태여 지방까지 찾아와 국감을 벌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정치적 당리당략이 걸린 일부 부처의 국정감사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닌가. 1개 파출소의 살림살이도 정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밝혀주길 바라는 것이 민심이고, 예산 써가며 국감감사를 벌이는 명확한 이유다.
김종화기자 kjh@kgs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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