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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바람직한 교육 가치관

사제지간의 내면적 교류 중요
인격형성 위한 신뢰 수반돼야

 

독일의 문학자 한스 카롯사는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다.”라고 했을 정도로 우리 인생은 만남으로부터 시작되고 만남으로부터 꿈을 꾼다. 만남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해 갈 때 좋은 만남이 된다. 인간최대의 만남 가운데 사제간의 만남임을 강조하는 오랜 글을 기억하고 있다.

자기직업에 진실한 애정과 관심을 지니지 못하고 스승이 스승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할 때 하나의 영혼은 참다운 내적 생활에 도달할 수가 없다.

사회의 제반 세력과 부조리 밑에서도 분명한 신념을 지니고 의연히 어려운 상황에 맞서 교육자로서의 강인한 자세와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준 제임스 힐튼의 ‘굿바이 미스터 칩스’는 교직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에게 큰 감동과 아울러 어떻게 행동하고 처세해야 할지를 알려주고 있다. 불신과 불확실의 세대에 생존하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생명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이해와 순수한 사랑이다.

특히 제자와 자녀에 대한 스승과 부모의 사랑은 관심에서 비롯된다. 사랑이란 모든 대상에 대해 세심하고도 극진한 관심을 보이는 마음의 표출이다.

3월에는 유치원을 비롯해서 대학까지 모든 학교들이 입학식을 갖는다. 입학은 새로운 출발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만남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점이기도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만남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가 아니라 만남을 통해서 얼마나 마음의 교류를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아닐까.

심리학자 모레노는 “만남은 단순히 두 사람이 만난다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서로를 경험하고 파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하나의 한정된 접촉이 아니다”고 말했다. 형식적으로 두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아무런 발전도 없는 단순한 마주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만남에서는 서로의 내면을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선생님에 대한 관계는 단순한 사제지간의 만남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헬렌켈러는 듣는 것, 말하는 것, 보는 것에 대한 삼중고의 장애를 겪으면서도 그의 스승인 설리반을 만나세계적인 위인이 됐다.

오늘날 우리나라 교육현실을 이야기 할 때 세인들은 “이 시대에는 진정한 스승이 없다”라는 자조적인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학생들을 바르게 교육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은 절감하면서도 시대적 상황의 변화에 발맞춰 진정한 마음으로 학생들을 지도해 줄 사람이 없다는 표현일 것이다.

최근에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의 장이라고 할 수 있는 가정에서조차 서구 문화의 유입에 압도돼 효와 예를 강조하던 교육적 전통이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

학교교육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은 학생들의 인격형성을 위한 전인적 교육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대학진학을 위한 수단의 하나로서 행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따라서 이 시대의 중 고등학생들은 입시준비로 인해 인격형성을 위한 다른 활동에는 눈조차 돌릴 틈이 없는 형편이며, 앞으로 부딪쳐야할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가기에는 너무도 나약한 사람으로 자라가고 있다.

교육은 인간을 위해서 존재한다. 그리고 인간을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교육은 이뤄지고 있다. 물론 교육이 학교교육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것이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부모와의 소통도 교육의 하나일 것이며, 사회 속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인간과의 소통도 교육일 것이다.

새 학기가 시작됐다.

먼저는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더 나아가서는 우리사회가 청소년들의 바람직한 교육환경을 위한 교육적 가치관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싶은 바램이다.

존경받는 교직자와 사랑받는 학생의 만남 가운데는 먼저 신뢰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을 새삼 강조하고 싶은 삼월이다.

강준의 <용인대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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