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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춤추는 여론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여론은 바람과 같다. 사람들은 바람이 어디에서 불어와 어디로 가는지 풍향계와 일기 예보와 연기와 나뭇잎을 보면서 짐작할 뿐 그 모습을 정확히 볼 수는 없다. 형체는 없어도 분명히 살아 있으며 때로는 폭우를 동반하고 자동차를 날려 보낼 만큼 강력하게 회오리치기도 하며 도시와 농촌을 박살내는 태풍과 같은 가공할 힘을 발휘하는 바람. 바람이 불면 나뭇잎들은 살랑살랑 몸을 비빈다. 바람은 평화롭기도, 두렵기도 한 존재다.

국회의원 총선을 한달 여 앞두고 여론이 춤을 추고 있다. 내일신문과 한길리서치가 공동으로 진행한 3월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38.4%)는 안정론보다 ‘이명박 정부에 견제·균형 잡아줘야 한다’(57.3%)는 견제론이 높게 나왔다. 지난 2월의 조사와 비교할 때 견제론은 5.8%포인트 늘어난 반면 안정론은 7.5%포인트 하락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는 견제론은 한나라당에게는 빨간불이나 다름이 없다. 반면에 MBC가 자체 조사하여 지난 10일 공개한 여론은 이번 총선에서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한나라당 51.55%, 민주당 18.4%, 민주노동당 6.0% 등으로 나타났다. 이 보도는 안정론이 견제론보다 20%포인트 정도 가까이 많지만 그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고 특히 판세를 좌우할 서울에서 격차가 29%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좁혀져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견제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여론조사는 상당한 차이를 보여준다. 그러나 공통점은 안정론보다 견제론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론은 춤을 추고 있지만 바람처럼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치가 상황에 따라 가치관과 태도를 달리하는 상황윤리의 지배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춤추는 여론, 동요하는 여론은 나름의 이유를 갖고 있다. 국민은 우매한 것 같지만 정치인들의 행태를 금방 알아차린다. 민심은 천심이다. 정치인들은 하늘의 뜻을 겸허하게 성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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