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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백골단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1952년 1차 임기가 끝났을 때 지지기반이 약한 국회에서 간접선거로는 재집권이 어려울 것이 확실하자 부산 일원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백골단, 땃벌레 등 폭력조직을 동원하여 국회 해산을 요구하는 한편 야당 의원 50여 명을 국제 공산당의 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씌워 헌병대로 연행했다. 이런 폭력극을 바탕으로 그는 1952년 7월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하는 발췌개헌안을 경찰의 삼엄한 포위 속에서 기립표결로 통과시켜 제2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백골단과 땃벌레가 정치깡패 조직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고려의 의인 포은 정몽주가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는 단심가나 백골부대처럼 목숨을 바쳐 국가에 충성한다는 뜻과는 차원이 다른 이 흰 뼈다귀 무리는 이승만 독재 권력의 하수인으로 기생하며 민주주의를 외치는 정치인이나 학생들을 폭력으로 짓밟은 야만과 공포의 화신이었다.

경찰청은 최근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으로 구성된 체포전담반을 신설·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2013년 완전히 폐지될 전·의경을 대체하기 위한 인력 900명을 올해 초 선발해 교육중인데 이 가운데 일부가 체포전담조로 활동하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겨레신문은 “체포전담반은 5공 시절 이른바 ‘백골단’으로 악명이 높았던 사복 체포조를 연상케 한다”고 17일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백골단은 제1공화국시대에는 문자 그대로 정치깡패였다는 데 이론이 없지만, 제5공화국시대에는 체포전담 경찰관에 대한 별명이었다. 전자는 불법단체였지만 후자는 불법시위자를 색출하기 위한 공권력의 일부였다. 그것은 이름만 같았지 성격은 반대였다. 사람은 죽어서 백골이 되면 되살아날 수 없다. 그러나 경찰의 체포전담반이 역사와 함께 사라진 백골단의 재생인지, 합법적인 시위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고육책의 일환인지 그 실체를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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