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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토론회 기피하는 후보들

총선 공천잡음으로 시끌 일부 치부 드러날까 불참
유권자들 알권리 불충족 지역민 대변인 자격 미달

 

공천 잡음으로 선거판이 뒤숭숭하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이 선거철에는 늘 반복되는 것이라고도 하지만, 올 해는 유독 그 정도가 더 노골적이고 더 심한 것 같다. 이에 여튼간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공천 잡음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줄일 수 있겠는가 일 것인 데, 그 해답은 결국 “후보자 토론회”의 활성화를 통한 투명 경선이지 않을까 싶다.

이에 공직선거법에 있어서도 제81조(단체의 후보자 등 초청 대담·토론회)에 의거 제87조(단체의 선거운동금지)의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단체는 “후보자 등 초청 대담ㆍ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즉 본 선거 기간 중 대담ㆍ토론회 개최가 유권자들의 알권리 충족 내지는 바른 후보 선택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제도적 취지를 제대로 기능하게 할 여지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후보자 초청 토론회가 본연의 의미성을 담보하자면 사실상 그 지역의 주요 후보자들이 필히 참석을 해야지만 돋보여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보자면 일이 그렇게 되지만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고양 일산 갑 지역을 비롯하여 고양시 관내 모든 선거구의 후보자들에게 토론회 참석을 요청하였으나, 그 중 다수 후보자들은 기꺼이 참석 의사를 표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일부 주요 후보자가 참석을 기피함으로서 토론회를 무산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후보자 측을 만나보면 토론회에 참석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선거 전략의 하나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토론회에 나가 별반 득이 될 것도 없는데 뭣 하러 나가느냐는 것이다. 일면 그 같은 말에도 일리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와 같은 처신에는 매우 위험한 속마음이 드리워져 있음을 우리 모두는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이는 그 지역 유권자에 대한 후보자로서의 최소한의 도리마저도 전혀 상관치 않겠다는 발상에 다름이 아닌 것이다. 달리 보자면 토론회를 통해 자신의 치부가 드러남으로서 표가 깎일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는 곧 선거꾼들을 동원하여 오로지 민심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호도하는 데만 매달리겠다는 몰염치인 것이다.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어떻게 선거 전략일 수가 있단 말인가. 진정으로 유권자들을 섬길 자세가 돼 있는 후보자라면 토론회에는 당연히 참석을 해야 하고, 다만 그 토론회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것이 올바른 노릇이지 않겠는가 말이다.

지금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는 총선은 분명 지역구 국회의원 선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여기서 지역구 국회의원 선출이란 곧 해당 지역 주민들의 민의를 중앙 무대에서 잘 대변해 줄 사람을 뽑자는 것이다. 그러자면 그 지역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그 지역의 비전도 일목요연하게 제시할 수 있는 자가 그 지역의 대표로 선출될 수 있도록 주민들로서도 적극적으로 후보자 알기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상 지역 유권자들의 민심은 공천 과정에서부터 지역별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이르기까지 이렇듯 줄곧 공공연하게 외면을 받고 있으니 이 무슨 국민이 주인이 된 세상이란 말인가. 실로 우리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의 출마 목표가 우리의 삶을 보듬기 위함인지, 아니면 그저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기 위함인지 현재와 같은 풍토 하에서는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 지역 유권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우리 주민들은 마치 선택 받은 자들을 위한 한낱 절차적 들러리쯤으로 전락한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 할 것이다.

 

이에 우리 유권자들도 이제는 시민정치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머슴이 되기를 자임하는 사람들에게 왜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주인행세 하기를 방기하고자 한단 말인가. 언제까지 머슴 따로 주인 따로 겉도는 세상에서 살아가기로 방치를 한단 말인가. 과연 어느 후보자가 진정 우리 지역의 앞날을 내일의 이 나라를 환하게 밝혀줄 것인지를, 부디 가벼이 생각하지 말고 한층 더 신중하게 냉철히 판단을 해보도록 하자.

끝으로 이 시대의 애달픈 우리네 마음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이상미 시인의 詩 일부를 덧붙이고자 한다.

상처만큼 패인 / 湖를 들여다 보며 /날마다 푸른 정기를 방사하던 하늘과/ 제그림자를 가두어 버린 / 겨울 물 속에서 / 차라리 텅 빈 강정이 되어 버린 나무들 -“겨울 소양湖” 중에서

이민세<뉴라이트 경기연합 대변인, 고양시 정치개혁추진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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