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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장관과 생쥐 고기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창세기’는 인간과 만물을 신이 창조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신을 창조주라 부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이와 달리 뉴턴은 진화론을 통해 인간이 고등동물로부터 진화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의 창조론을 믿지 않은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주와 생물 및 무생물을 유심히 관찰하면 그 오묘함과 광대무변함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신을 믿건 믿지 않건 간에 인정이 많은 인간은 모든 다른 인간과 동식물 그리고 광물에 대해서 고마움을 느끼며 산다.

인간과 더불어 사는 쥐라는 동물은 전염병을 옮기며 인간에게 혐오감을 주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한 때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페스트의 병원체를 옮긴 것은 쥐였다. 보릿고개 시절 농촌의 허름한 방에서 자던 사람이 심야에 갑자기 튀어나와 난동을 부리던 쥐 때문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경우도 있다. 필자는 6.25전쟁 중 먹을 것이 귀한 특수상황에서 광주시내의 변두리에 살았던 아주 가난한 ‘최씨’라는 사람이 쥐를 구워 먹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쥐를 굽기 전에 꼬리만은 잘라서 버렸다. 변도윤 여성부장관은 22일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노래방 새우깡에 생쥐 머리가 들어있어서 국민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과거에 노동부에서 민원이 들어왔는데, 직원이 몸이 안 좋다고 해 생쥐를 튀겨서 먹으면 몸에 좋다고 한 일이 있었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변장관이 생쥐를 먹은 자신의 경험철학을 얘기한 것인지, 생쥐를 애호하는지 알 수 없다. 이렇게 말하면 12지(十二支)에 따라 12년마다 돌아오는 쥐띠, 하루 중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2시간 동안 쥐를 상징하는 자시(子時)생들은 기분이 상할 수 있다. 그러나 12지 중 으뜸이요, 인간이 자는 시각에도 깨어나 활동하는 쥐는 부지런함의 상징이므로 쥐띠와 자시생은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실험용 쥐는 희생을 통해 인간의 전염병 연구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다만 생쥐 튀김 운운하는 변장관은 국민의 분노를 쥐뿔도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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