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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초대석] 김진국 (주)아롱엘텍 대표이사

에디슨 꿈꾸던 발명가에서~ 고품격 웰빙제품 만드는 CEO로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창조적 고민이 없다면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과 다름없다. 적자생존의 법칙만이 지배하는 무한경쟁시대에서 기업이 살아날 길은 항상 CEO 자신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가를 묻는 일이다.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에서 건강·미용 관련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주)아롱엘텍(www.ahrong.com) 김진국(39) 대표이사는 지금도 자신에게 되묻는다.

젊은 CEO의 신선한 추진력은 회사를 살찌게 만들지만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손익계산만을 앞세우고 있지 않은가에 대한 자아성찰 없인 창조적 발명도 없고 기업의 발전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창업 이후 10년이 지났다.

 

3천달러 계약에 감격하고 가슴뛰던 발명가에서 연 매출 26억원의 경영자가 됐지만 지금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가를 질문하며 스스로를 뒤돌아본다”고 말한다. 이제는 발명가이자 어엿한 경영자인 김 대표. 젊은 CEO로 불리며 ‘30대 백만장자’라는 호칭도 뒤따랐지만 그의 소망은 다르다.

 

그는 백만장자로 불리기 보다 모두가 필요로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발명가이길 바란다. 이제는 건강·미용 관련 수출산업분야에서 최대 유망주로 손꼽히는 김진국 대표이사를 수원시 파장동 회사에서 만났다.

 

◇아이슈타인을 닮은 젊은 발명가

김진국 대표의 눈매는 장난기 가득한 아인슈타인을 닮았고 손끝은 기계를 다루는 날렵함이 돋보인다. 중학교 시절부터 발명을 해온 그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셈이다. 강릉 태생인 그는 중학교 시절부터 발명을 시작했다.

13살때인 83년에는 전국우수발명품 전시회에 참여한 이후 수많은 발명상을 휩쓸었다. 1990년에는 스탠드 후레쉬를 실용신안 받았으며 접착테이프용절단기, 오토바이용바람막이, 다용도자 등등 수많은 실용신안과 의장등록을 따냈다. 25살때인 1995년에는 전국 과학 우수 학생으로 선정, 김영삼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특허등록만 10여건에 달했다.

 

이같은 발명가로서의 삶은 자신의 아버지 영향이 컸다. 수학교사인 아버지는 발명반을 담당했다. 아버지는 ‘혼자서도 탈 수 있는 시소’를 만들었다. 수학을 이용해 중심점을 기준으로 회전과 상하운동을 반복시켜 혼자서도 시소를 탈 수 있도록 했다. 김진국 대표는 “아버지께서도 발명을 좋아하셨죠. 혼자서 탈 수 있는 시소, 특별하잖아요. 상품과는 다릅니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저 역시 발명을 좋아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청과의 독특한 인연

독특한 성장과정은 그의 진로를 변경하기에 충분했다. 회사 생활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찾았기 때문이다. 그의 취미는 ‘발명’이었고, 취미는 특기가 됐다. 그리고 특기는 자신의 직업이 됐다. 김 대표의 창업은 1997년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개최한 대학생 창업경연대회의 결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상을 수상하며 공을 인정받아 중기청, 기술신보 등의 지원으로 창업을 했다. 창업 당시 회사이름은 ‘아롱아이디어’. 아름다운 아이디어가 길게(롱, long) 이어지길 바란다는 의미다.

현재는 전자·전기기술을 기반으로 더 오래가자는 의미로 ‘아롱엘텍’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창업 당시가 외환위기 직후여서 초창기 어려움이 많았다. 국내 소비는 위축됐고 심지어 소비를 해야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공익광고도 만들어지는 시기였다.

 

이같은 어려움은 수출로 눈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환율이 좋을 때라고 판단했다. 마진율이 기존보다 20% 정도가 추가로 들어왔다. 국내 시장이 아닌 세계 시장으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고 믿었다.”

김진국 대표는 수출시장에 진입하기위해 동분서주했다. 이때 중소기업청에서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1999년에만 수출유망중소기업 선정, APEC Business Forum 참가, 월드컵 유망제품 선정, 기술융합화 사업 선정 등 수많은 공로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원화가치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세계무역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았다. 두번째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1999년 9월. 중소기업청에서 추진하는 해외시장개척요원에 선정된 것이다. KOTRA 등 해외무역관에서 무역과 관련된 현장실습을 4개월여동안 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1달여 기간의 국내 교육을 마친 후 해외로 떠나는 순간, 그의 손은 이미 세상을 움켜쥐고 있었다.

◇불법체류자 한국인 김진국

김진국 대표는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무역을 직접 배울 수 있는 현장에 와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다”고 말했다.

그의 현장은 스웨덴으로 결정됐다. 월 100만원 정도의 정부 지원금으로 기차와 버스를 타고 현지 바이어들과의 접촉을 시작했다. 하지만 유럽에서의 한국은 발끝에 놓인 작은 나라일 뿐이었다. 한 번은 추방된 일도 있다. 런던 바이어와 약속한 이후 프랑스 파리 무역관에서 버스와 기차를 타고 도브해역을 건너기 위해 준비를 하던 때에 영국세관 직원들은 그를 낯선 불법체류자로 결론짓고 그를 부둣가로 내몰았다.

김진국 대표는 “서러웠다. 12월의 매서운 바닷바람은 뼈속까지 기어올랐다.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했다. 누구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바이어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보다 이같은 설움에 온몸으로 울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발길을 돌려 1시간을 걸어나와 프랑스행 버스를 다시 탔다.

김진국 대표는 “당시 홀로 일어서야했던 설움은 약이 됐다. 지금의 아롱엘텍의 밑바탕과 같다. 젊은 발명가로서 인맥과 경영마인드를 갖추기 전 치루어야 할 쓴 교육이었다”고 애써 미소 지었지만 당시의 설움에 북받치듯 양 어깨를 다소 움츠렸다.

◇240여만원의 첫 계약 성사 후 연매출 26억원

2000년 3월. 해외에서 만난 바이어에게 연락이 왔다. 아롱아이디어 회사의 팬시제품을 구입, 계약서를 작성하자는 연락이었다. 김진국 대표는 “3천달러짜리 계약이다. 원화로 200여만원 안팎의 돈이지만 첫 수출의 기쁨은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처음엔 3천달러짜리가 점차 확대되 20피트, 40피트짜리 컨테이너박스를 가득 채웠다. 물건을 싣고 마지막으로 자물쇠를 잠그는 순간, 우리 직원들의 피와 땀이 배어나오는 듯했다”고 말했다.

김진국 대표와 단 1명의 직원이 이른바 굴뚝산업에서 일궈낸 성과였다. 이후 그의 눈길은 팬시제품에서 건강과 미용을 겸비한 웰빙제품으로 변화를 시작했다.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감소한 소비생활에서도 건강과 관련된 제품의 인기를 미리 직감했다. 2001년 5월. (주)아롱닷컴의 법인을 설립하고 기업부설연구소를 세우고 2003년 3월 (주)아롱엘텍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중소기업청에서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 벤처기업선정, 경기도유망중소기업선정, 삼성전자와 제품 공급 계약 체결 등 그의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그리고 ISO9001, ISO14001인증에 이어 의료용구 제조업 허가, CE마크 획득, FDA-USA 등록, 러시아 GOST 인증 획득 등 제품의 공신력이 크게 확대됐다. 이중 휴대용 피부 미용기기 ‘렉스카라(Rex Kara)’는 1년여간의 연구개발과정에서 얻은 성과로 꼽힌다.

김진국 대표는 “웰빙 붐이 불어오면서 마사지용 미용기기를 마련했다. 제품을 충전식으로 만드는 데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인근의 기업 H사와의 협약을 통해 마사지용 미용기기의 휴대를 가능하게 했다”고 개발 전 상황을 회상했다.최근에는 Rex KaraⅡ에 이어 Rex Kara-opal을 출시했으며 지난해 수출액도 26억원에 달한다.

◇젊은 CEO, 이제는 시작단계

김진국 대표의 명함은 양면이 다르게 인쇄됐다. 한쪽은 (주)아롱엘텍 대표이사, 다른 한쪽은 경기수출중소기업협의회(경수협) 사무총장이다. 아롱엘텍을 성장할 수 있게 한 중소기업청과 수많은 수출기업들의 도움에 자신의 경험과 노력을 다시 되돌려주기위한 마음이다.

김진국 대표이사는 “수출은 혼자하기에 수많은 제약이 뒤따른다. 현지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는데도 수많은 노력이 투입돼야한다. 10만 중소기업이 있는 그중에서도 70%~80%의 수출기업이 있는 경기도 수출기업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길 희망한다. ‘멘토’는 아름다움이다. 중소기업청과 경수협의 자랑이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 12월에는 사옥을 수원시 고색지방산업단지로 이전할 계획이다.

1천888㎡ 규모로 제조공장과 사무실을 동시에 이전한다. 10대에 발명, 20대에 창업하여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진국 대표. 이제는 카멜레온 같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영마인드를 배워야겠다고 한다. 그는 2005년 결혼해 얻은 아들 승연(3)의 장래를 벌써 고민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이가 원하기만 한다면 내가 가진 창의적 생각과 발명에 대한 꿈, 희망 등을 모두 다 물려주고 싶다. 그리고 오늘의 성장은 발명을 사랑했던 한 사람의 꿈이었죠. 이제 시작단계에 왔습니다. 세계초일류의 꿈을 꿈꾸는 수많은 기업 가운데 아롱엘텍이 함께 서있길 바랍니다. 아롱엘텍의 진화론을 새롭게 쓰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주)아롱엘텍 회사연혁
1998년 4월 아롱아이디어 창업
1999년 4월 APEC Business Forum 참가 (New Zealand, 중소기업청장 외)
1999년 4월 월드컵관련상품생산유망기업선정 (중소기업청, 제1999-46호)
2000년 8월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 기술혁신동상 (중소기업청장상) 수상
2000년 11월 2000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업종교류 기술융합화 개발사업 선정
2002년 8월 기업부설연구소 설립인가 (산업기술진흥협회)
2002년 11월 공장등록 승인
2003년 2월 중소기업청 수출기업화 사업지정업체 선정
       3월 ㈜아롱엘텍 상호변경
       4월 경기인터넷무역 프론티어기업선정 (경기도,제2003-018호)
       7월 수출유망중소기업지정, 벤처기업선정
       8월 경기도유망중소기업선정(경기도,제2003-030호)
       11월 PSE 인증 REX-KARA (일본)
2004년 2월 ISO9001, ISO14001 인증
       3월 의료용구 제조업 허가, CE 마크 획득 REX-KARA, Voice Recording Pen, FDA-USA 등록 REX-KARA (미국)
2005년 7월 벤처기업 선정
2006년 7월 이노비즈 기업 선정         1
       10월 러시아 GOST 인증 획득
2007년 1월 한국무역협회 무역의 날 수출탑 수상
       12월 경기신용보증기금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상 수상

 

김진국 (주)아롱엘텍 대표 약력
1983년 전국우수발명품 전시회 학생부 한국발명진흥회장상 (창안상)수상 및 전시회
1987년 전국학생 발명품전 과학기술처 장관상 (은상)수상 및 전시회
1994년 대한민국 우수 발명품 선정 및 전시회 (NIEX)
1995년 전국학생 발명품전 특허청장상 (은상)수상 및 전시회
1995년 10월 청와대 초청
1995년 전국 과학 우수학생 선정, 김영삼 대통령 내외분 초청으로 청와대 방문 및 다과회 참석
1996년 강원대학교 문선재 총장 표창 (과학연구 부문)공로상
1997년 제1회 전국대학생(원) 창업경연대회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상 수상
1999년9~2000년 1월 중소기업청 해외시장개척 프로그램 연수,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AVM 동문업체
현재 (주)아롱엘텍 대표이사 겸 경기수출중소기업협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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