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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평] 극장의 색깔

연극통한 시민 예술체험 확대
지방 특성살려 관객모으기 총력

 

지역극장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는 참으로 다양하다. 예술가들은 창작활동에 대한 과감한 지원을 희망하고, 문화행정가는 시민들의 문화 욕구를 저렴한 비용으로 충족시켜 주기를 기대한다.

 

의원들은 문화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수입을 늘려 시민의 부담을 줄여달라고 요구한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중앙에서 인기를 모은 화제작을 보다 많이 초청해줬으면 하고,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클래식 등 순수 무대를 원하는 이들도 있다.

극장의 사회적 기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배양하는 일이다. 극장예술은 시민들로 하여금 역사와 미래를 통찰하는 안목을 기르고 확고한 세계관을 정립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그래서 극장은 아름다운 사회,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교육의 장이오, 진정한 삶의 기쁨을 발견하고 이를 전파하는 창조의 장이라고 한다. 아울러 많은 시민들이 즐기는 대중문화프로그램을 기획, 오락의 장으로서의 임무도 수행해야 한다.

 

서울과 달리 극장다운 극장이 하나 밖에 없는 지역극장은 시민 전 계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이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흔히 관객은 천의 얼굴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모든 관객의 기호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뜻일 게다.

그러나 극장마다 색깔을 찾아야 한다는 논리도 만만치 않다. 개성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하라는 주문이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믄 대학로에 100여개의 소극장이 있지만 뮤지컬을 전문으로 하는 학전극장 정도가 분명한 성격을 보일 뿐 나머지는 오직 관객의 비위를 맞추기 급급한 곳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지방의 경우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다양한 취향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연을 가질 수밖에 없어 특성화가 결코 쉽지 않다. 그런 가운데도 고양은 클래식이 강하고 성남은 오페라와 무용이 그리고 의정부는 음악극 쪽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각 극장마다 자체 레퍼토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거나 세계적으로 저명한 단체의 공연을 꾸준히 제공하는 동안 쌓여진 이미지이다. 안산은 ‘연극-일상으로 가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연극에 주력하고 있다.

오페라나 발레와 달리 연극은 사전에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고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르이다.

연극이라는 기초예술을 통해 시민들의 극장예술 체험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여보겠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주부와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교실 개설을 시작으로 연말에는 이분들이 만든 작품과 함께 이미 평가를 받은 작품을 모아 아마추어연극제를 개최해 따뜻한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래서 금년에는 초등생과 직장인 연극교실까지 확대하고 아마추어 연극제를 전국 규모로 키워볼 예정이다.

아울러 가을에는 시민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거친 숨결-갈색의 유혹’이라는 제목으로 중남미연극을 본격적으로 소개할 계획으이다. 일본의 세계적 연출가 스즈키 타다시를 초청, 한국 배우와 함께 만드는 엘렉트라를 기획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러나 지방에서는 연극이 관객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장르 중의 하나이다. 몇 안되는 걸출한 스타가 출연하는 연극 외에는 좀처럼 관객 모으기가 쉽지않은 실정이다. 그래서 우리는 연극가족 1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오페라나 뮤지컬은 한 작품 초청료가 1억 이상 소요되지만 어지간한 연극은 2~3천만원 수준이다. 관람료를 2만원 안팎으로 1천500명만 모으면 수지균형을 맞출 수 있기에 고정 관객 1천커플을 목표로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결코 쉬운일은 아니지만 시민들의 영혼을 구원하다는 사명감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위험 부담이 만만치 않은 모험이긴 하지만 시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믿기에 두려움은 없다. 어차피 공연예술은 벤처산업이기에.

구자흥<안산문화예술의 전당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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