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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희 기자 민주당 강금실위원장 유세지원 동행기

‘강금실 효과’ 총선결과 영향 미치나?
양주·의정부·구리·남양주 등 수도권 접전지역 지원유세 나서

“강효리다! 강효리”
“어머 실물이 더 예쁘네”

 

연예인을 보고 하는 말이냐구? 아니,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알잖아. 통합민주당 강금실 공동선대위원장 닉네임이 ‘강효리’인것을.

 

강금실 위원장은 18대 민주당 비례대표 신청과 전략지역 공천을 마다하고 유세단을 꾸려 유랑중이야.
특히 민주당은 지금 ‘지원유세인물난’에 허덕이고 있어 대부분 본인 지역구 챙기기에도 바빠서 지원유세는 왠만해선 꿈도 못 꿔. 그래서 강 위원장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수도권 강행군을 몇 일째 계속하고 있다더라구. 진짜? 뭐 어느 언론에선 밥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하던데….

 

통합민주당 강금실 공동선대위원장이 31일 경기지역을 누비고 다녔다. 강 위원장의 첫 일정은 일산 김현미 의원, 첫 대면부터 두 사람 모두 어두운 표정이 역력했다.

 

이유는 반복되는 민생치안 문제, 안양 우예슬 양의 명복을 비는 이들의 눈물이 채 가시기도 전이다. 이날 일산에서 4세 여아 납치미수 사건을 단순폭행으로 축소, 은폐시킨 파출소의 항의 방문으로 이날 경기지역 일정의 포문을 열었다.

 

덕분에 기대했던 민주당 두 여걸파워들의 지원유세는 볼 수 없었다. 한명숙 의원의 지원도 법회 참석으로 대신했다. 그 때문에 뭔가를 기대했던 기자들은 잔뜩 맥빠진 모습이다.

 

그 아쉬움을 고양 덕양갑 최 성의원 지역구에서 쏟아냈다.
이 자리에는 특별히 김효석 원내대표도 가세했다. 등록이 안돼 간단한 인사말로 대신한다는 김 대표의 발언이 끝나기 무섭게 강 위원장은 마이크를 부여잡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민생 치안과 경제에 중점을 두고 민주당의 지지를 강력 호소했다.

 

점심 식사 후 양주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 곳은 지난 대선때 BBK와 관련해 ‘변두리 변호사’로 불렸던 정성호 의원의 지역구다.

 

지난 대선때보다 살이 빠져 수척해진 모습이다. 정 의원을 만나 판세가 어떻냐고 조심스레 물었는데 표정이 좋지 않다. 역시 이곳도 ‘백중지세’인가보다.

 

 

최근 수도권 많은 지역이 초 경합지역으로 분류되어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양주에서의 유세는 자이아파트 단지에서 이뤄졌는데 눈으로 어림잡아도 꽤 큰 대단지다.

정 의원 말로도 양주에서 두 번째로 큰 단지라 한다. 그리고 이곳 지역 주민들은 ‘실리추구형’이라는 정 의원의 귀뜸이 있었다. 단지 내 상가와 상가 사이 유세차량에서도 강 위원장은 “민생이 뒷전이다”며 우려했다.

이 곳에서도 민생치안을 강조하는 강 위원장은 유세차량에서 내려 건성건성이란 없다. 지역 주민과의 악수도, 붕어빵 장사 아저씨와의 인사도, 떡 파는 할머니와의 악수도 성실했다.

수행비서보다 앞장서서 걷고 “이리로 가자”며 방향을 유도했다. 최소한 내 눈에 비친 ‘강효리’는 그랬다.

오후 3시반 의정부. 이곳은 문희상 의원이 4선에 도전하는 곳으로 의정부 제일시장에서 문희상과 강금실이 만났다. 이날 모인 유세인파 중 최고 많은 인파다. “강효리다. 강효리”, “실물이 훨씬 예쁘네”는 의정부 시민들의 반응이다.

강 위원장은 “여당 독재를 막을 강력한 야당을 민주당으로 만들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의정부 2동에 사는 장봉자(60·여)씨는 강 위원장을 보고 “예쁘고 똑똑하고 말 잘한다”는 호의적인 반응이다. 이 시장통이 항상 이렇게 많은 인파로 북적이냐고 묻자 “원래 사람이 이렇게 많지 않은데 오늘 강금실 보러 나왔다”며 즐거운 기색이다. 옆에 계시던 아버님들도 싱글벙글이다. 이 정도면 수도권 강효리 효과는 ‘제대로’인 것 같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오후 5시, 구리 종합시장 건너편에 자리잡은 윤호중 의원 유세현장. 인근 버스정류장과 6차선 도로 덕에 제법 적지 않은 인파가 모여있다. 이 시간엔 늘 그러한지 서울서 구리방향으로 진입하는 차량 정체가 눈에 띈다. 윤 의원은 “구리 뉴타운 사업과 17대 국회에서 1조2천억의 예산을 따낸 윤호중을 밀어달라”며 당찬 목소리다. 윤‘호’중이란 이름 때문인지 호랑이 옷을 입은 마스코트가 이색적이다.

오랜 유세일정에도 불구하고 강 위원장은 오전에 비해 전혀 식지 않은 기세로 “당의 홍보책임, 정책책임자인 윤호중을 18대 국회로 보내달라”고 주문했다.

숨 돌릴 틈도 없다. 이번엔 남양주 을. 박기춘 의원 지역구로 이번 유세도 아파트 대단지다. 강 위원장의 이날 마지막 일정은 남양주 갑 최재성 의원 지역구에서 마무리했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인 최 의원은 “땀흘린 지역일꾼 최재성을 밀어달라. 검증된 인물 최재성, 서민과 함께하는 최재성”을 내세웠다.

낮은 투표율은 민주당의 오랜 과제이기도 하다. 젊은 층의 투표율을 높이는 길이 민주당의 살 길임을 자각하고 있으면서도 민주당은 뾰족한 묘책없이 ‘강효리’ 하나에 너무 기대는 모습이다.

실제로 덕양갑 최 성 의원 지원유세에선 “왜 강금실을 우리 지역에 지원유세 보내지 않냐”로 고성이 오가며 일부 당직자들의 마찰도 빚어졌다. 민주당 한 측근도 “강 위원장을 찾는 사람은 많고 당에서도 어찌 할 수 없으니 이런 사태도 벌어진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공식 선거운동 돌입부터 이날까지 오로지 수도권 유세에만 집중한 ‘강효리’ 강금실 위원장. 비례대표 1번으로 꼽히던 그가 사리사욕도 버린 채 수도권 유세에 온 힘을 쏟아 ‘강효리 효과’가 총선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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