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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새로운 리더십

고정관념, 자신의식 지배 타집단 부정적 태도 인식
발전 가로막는 걸림돌 작용 편협한 사고방식 탈피해야

 

고정관념이란 심리학 용어가 있다. 이 말의 사전적 정의는 “마음이 저절로 어떠한 대상에 쏠리어, 끊임없이 의식을 지배하며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관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어느 서당의 선생이 제자들을 불러모아 놓고 한쪽 벽에 선을 긋고 나서 “이 선을 건드리지 말고 조금 더 짧게 만들어 보라”고 문제를 냈다.

 

과연 손을 안 대고 선을 짧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를 제자들은 궁리했으나 아무도 어찌할 방도를 찾아내지 못했다. 그 때 한 제자가 벌떡 일어나 벽에 그려진 선 밑에 또 다른 선 하나를 더 길게 그렸다. 그러자 위에 그어진 선은 전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짧게 보였다.

 

다른 제자들은 그런 방법이라면 누군들 못하겠느냐고 볼멘소리를 하였지만, 너무도 간단한 방법임에도 다른 제자들은 어떻게 하면 선을 짧게 만들 것인가에 골몰하였기에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였던 것이다. 미국에서 있었던 재밌는 실험하나를 얼마 전 TV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

 

사회자가 대형스크린이 설치된 강당에 수십명을 모아놓고 문제를 냈다. 스크린에 등장하는 두 선수가 농구공을 몇 번이나 주고받는지를 알아맞히는 것이었다. 두 선수는 온갖 묘기를 부려가며 농구공을 주고받았다. 한참 후 사회자가 스크린을 끄고 한 사람씩 지명하며 농구공을 주고 받은 횟수를 물었다. 거의 대부분이 정답을 말했다.

 

그러자 사회자는 다시 스크린에 두 선수 말고 다른 이상한 것을 본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 사전에 전혀 예고하지 않았던 문제인지라 정답을 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회자가 다시 스크린을 켠 뒤 이번엔 아무런 목적의식을 갖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보도록 했다. 사람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두 선수가 농구공을 주고받는 동안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뒤에 등장해 이상한 포즈를 취하고 심지어 두 선수를 손으로 툭툭 치기도 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지만 아무도 그것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 실험은 사람이 얼마나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한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보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 실험의 결론이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이념적, 사회적 갈등의 원인도 따지고 보면 지나칠 정도의 목적의식을 갖고 어느 한쪽만 바라본 결과가 대부분이다.

 

자신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편견에 사로잡히면 그 집단에 속한 개인들에 대한 근거없는 부정적 태도, 즉 사실적인 근거없이 타집단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고 배타적인 감정을 가지는 게 보통이다. 중국 송나라 때 있었던 일이다.

 

동네아이들이 물이 가득한 큰 독에 올라가 놀던 중 한 아이가 실수로 그만 독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같이 놀던 아이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사람 살려요, 사람이 빠졌어요” 라고 소리를 쳤다. 어른들이 모두 일터에 나갔으므로 도움을 받을 길을 마땅히 구할 방도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앞으로 불쑥 나오더니 큰 돌을 집어 독을 힘차게 내리쳤다. 그러자 독이 깨지면서 콸콸 쏟아지는 물과 함께 아이도 함께 밖으로 빠져 나왔다. 다른 아이들은 자신들의 키보다 큰 독에 물이 가득차있다는 생각과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려면 독위에 올라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전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한 아이만큼은 남다른 생각을 했던 것이다.

 

바로 이 소년이 송나라때 유명한 대학자며 정치가인 사마광이었다. 한번 형성된 고정관념은 잘 바뀌지 않는다 고정관념에 한번 길들어지면 차후에 독에 빠진 아이를 발견해도 역시 사다리가 있어야 구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허둥대고 만다.

 

특히 인간관계에 있어서 고정관념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발전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기에 고정관념을 깨는 것은 곧 변화를 의미한다. 변화의 물결을 타지 못하고 있는 모든 고정관념들을 송두리째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리더십은 불가능하다.

 

만약 동전의 모양이 둥글다고만 고집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그 집단, 그 사회는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 내 생각과 다르고 내 입장과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적대시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내 편협한 사고에서 탈피하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발전을 주도할 수가 있는 것이다. 고정관념이 바뀌지 않으면 변화란 없다. 우리가 가져야할 새로운 리더십은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이다.

박남숙<용인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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