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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역도란 말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역도(逆徒)란 역적의 무리 또는 역적 도당이란 말이다. 왕을 해치려한 역적에게는 능지처함형이 가해졌다. 능지처참형이란 사람의 살갗을 회칼로 차근차근 도려내거나 목을 벤 형벌이었다. 이것은 10세기에 해당되는 중국 오대(五代) 때 처음 등장한 극형이다. 악랄하기 그지없는 이 형벌은 요(遼)나라 때 정식으로 법률에 올라갔으며, 송(宋), 원(元), 명(明), 청(淸)대를 거쳐 청말인 1910년에야 폐지됐다.

물론 조선도 대역죄를 저지른 자를 능지처참형에 처하거나 불에 담근 인두로 지지거나, 칼로 목을 치거나, 사약을 내려 마시고 죽게 하거나, 이미 죽은 자가 이 죄에 연루되었으면 부관참시(剖棺斬屍) 관을 깨고 시신을 파내 토막 냈다. 역적은 실제로 반란을 일으켰거나 일으키려 해서적발된 경우도 있지만 경쟁자의 모함으로 인해 희생된 경우도 있었다. 권력자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쓴 이런 잔인한 방법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북한 조선로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4월 1일자 논평원 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逆徒)’라고 호칭했다. 원한과 증오가 짙게 벤 이 글은 현 집권세력을 “리명박과 그 패당”이라고 부르면서 “자유통일시대의 흐름에 악랄하게 도전”, “황당무계하고 주제넘은 넋두리”, “리명박의 ‘개방’ 넋두리는 결국 반북대결을 고취하기 위한 반민족적 궤변이고 북남관계를 전면 부정하는 반통일적 망동”, “전체 조선반도를 통 채로 외세에 팔아버릴 잡도리” 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김정일 정권은 자신에게 우호적이었으며 거금을 건넨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예우했지만 그렇지 않은 지도자 즉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노태우 대통령, 김종필 총리,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은 역도로 몰았다. 그것은 그들을 역적처럼 처단하고 싶다는 보복심리가 깔린 표현이다. 저들의 언행이 ‘악의 축’, ‘야만정권’이란 평을 자초한 측면은 없는가? 한반도 평화는 6자회담의 운명과 더불어 참으로 지난하고 고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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