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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머리카락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동양 사람들과 흑인들의 머리카락은 검고, 서양 사람들의 머리카락은 노랗다. 동양 사람과 서양 사람이 결혼하여 아기를 낳으면 얼굴은 서양 사람처럼 희고, 머리카락은 동양 사람처럼 검다. 머리카락이 우성인 동양의 미녀는 ‘흑발의 미녀’, 서양 미녀는 ‘금발의 미녀’라고 부른다. 부드럽고 건강한 머리카락을 치렁치렁 휘날리며 걷는 여성들은 건강미가 넘쳐흐른다. 머리카락이 윤기가 있는 남성 또한 활력이 솟구친다. 반대로 머리를 자주 감지 않은 사람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지저분하다.

남의 눈에 가장 먼저 띄는 머리카락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유전이나 후천성 이유 때문에 머리카락이 몽땅 빠져 머리가 반들거리는 사람은 율 브리너와 같은 명사가 아닐진대 속이 상한다고 한다. 그들은 실내에서도 모자를 벗지 않거나 뜨거운 여름에도 가발을 착용하는 불편을 감수한다. 젊은 나이에 머리카락이 하얗게 새버린 사람은 노인 취급 받는 게 질색이다. 그들은 대개 기를 쓰고 염색하지만 옻 알레르기가 있으면 자포자기한다. 한서대 피부미용학과 장병수 교수와 항공우주의학안전연구소 이원근 교수팀은 우리나라의 첫 우주인으로 선정된 이소연(29)씨와 고산(31)씨의 머리카락을 훈련기간 중에 채취해 형태적 변화와 인장강도 등을 분석한 결과 머리카락 표면은 큐티클(모발의 겉껍질)이 부서지거나 들떠 있었고, 큐티클층에는 정상인에서 볼 수 없는 많은 구멍들이 관찰됐다고 최근 설명했다. 미세한 현미경 앞에 드러난 그들의 손상된 머리카락은 심리적 압박의 산물이다. 머리카락이 자꾸 빠지는 사람은 머리카락과 두피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콩, 우유, 육류, 머리카락의 성장을 촉진하는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를 충분히 섭취하며, 머리카락이 희어지는 사람은 검정콩, 검정깨를 자주 먹는 것도 좋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소연씨와 고산씨의 경우는 우주를 나는 선구자로서 불가피한 선택에서 오는 부작용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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