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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청바지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청바지는 가장 세계적인 옷의 대명사다. 세계적이란 말은 5대륙 6대양 어디를 가도 눈에 띄며, 지위의 고하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애용하고, 입어서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청바지는 푸른색의 바지에서 출발했지만 색깔과 모양이 천차만별로 분화하여 이제는 바지 뿐 아니라 치마, 자켓, 조끼로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구가 집에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한대도 설치하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듯이 청바지를 한 벌도 갖추지 않은 사례도 별로 없을 것이다.

본래 이탈리아의 선원들이 즐겨 입다가 간편 복장으로써 서양에서 풍미했으며, 미국의 서부개척시대에는 개척자들과 악당들을 가리지 않고 자주 입었고, 편한 것을 좋아하는 현대인들이 자유민주주의 사회 뿐 아니라 공산사회, 아프리카의 오지에서까지 좋아하는 옷이 청바지다. 청바지는 뒤 호주머니의 무니로 변화를 추구하며, 특히 애호가의 엉덩이 선을 잘 부각시키는 특징이 있다. 미국의 대통령들은 주말에 농장에서 청바지를 입고 쉬기도 한다. 청바지는 밑으로 쳐진 똥 싼 바지, 일자 바지, 통바지, 카고 바지, 스키니진 등 종류가 다양하다. 청바지 중에 단연 화제의 주인공은 무릎, 허벅지, 정강이, 엉덩이, 심지어는 성기 바로 아래가 색이 바랬거나 손가락 마디의 크기에서부터 주먹만 하게 찢어져 속옷이나 살이 들여다보이는 ‘찢어진 바지’다. 멀쩡한 청바지를 일부러 줄로 갈거나 칼과 가위로 찢어서 유행에 편승하는 사람도 있다. 1970년대에 노인들은 길에서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다니는 젊은이들을 보면 “아무리 가난해도 옷은 기워 입고 다니지”라며 혀를 차기도 했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은 지난달 24일 ‘대통령실 직원 근무복장 등 안내’ 지침을 각 비서관실에 보내 “최근 대통령실 직원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근무복장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청바지’는 평일 정상 근무 복장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복장 지도’를 당부했다고 한 신문이 보도했다. 이 조치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논평은 유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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