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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수원 華城에서 벌어지는 일들

화성열차 확대 물거품 위기
화성복원 국책사업 추진 안개

 

수원에는 축성 200년이 넘는 5.7km에 달하는 성곽이 구도심을 감싸고 있다. 조선조 제22대 정조대왕이 1796년에 완공된 ‘화성’은 200주년을 맞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수원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은 화성이 당연히 그곳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수원을 찾은 관광객들은 성곽의 치밀함과 예술성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 화성이 세간의 도마위에 오르 내리고 있다. 시는 운행 중인 화성열차 1.2호기에 비해 엔진성능과 크기, 편의시설이 개선된 화성열차 3호기를 4억1천여만원을 들여 제작해 운행노선을 기존 편도코스(팔달산-연무대 3.2㎞)에서 순환코스(행궁 앞-방화수류정-연무대-장안공원-팔달산-행궁 6.4㎞)로 변경해 화성열차 운행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 달째 운행을 하지 못하고 있는 촌극을 연출하고 있다. 도로가 포함된 새 노선을 운행하려면 경찰서 협의를 거쳐 관할구청으로부터 유원시설업 변경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경찰은 안전상의 문제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행법상 화성열차는 자동차관리법 및 도로교통법이 적용되는 ‘자동차’가 아니라 관광진흥법에 따라 유원지 내를 운행하는 ‘유기기구’에 해당된다. 국토해양부가 화성열차를 자동차로 인정해주지 않은 한 막대한 예산을 들인 무계획적인 화성열차 운행계획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화성을 관람하려면 관람료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화성운영을 맡고 있는 수원화성운영재단은 동장대, 서장대, 장안문에 철제박스를 설치하고 화성을 찾는 외지인에게 관람료를 거둬오고 있다. 이 또한 부실행정의 표본이다. 장안문 매표소의 경우 걸어서 3분거리 화홍문을 통해 화성진입이 쉽고 서장대 매표소의 경우도 산길로 우회하면 바로 서장대에 도달할 수 있다. 동장대의 경우도 사정은 똑같다. 사정이 이런데도 개선책 마련은 커녕 웃음거리로 전락한 매표소를 고집하는 수원시를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김용서 수원시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세계문화유산 화성복원 사업이 제17대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확정되어 특별법을 통해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모두 2조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한 화성복원 사업의 성공여부는 특별법 제정을 통한 국책사업 추진이 관건이지만 이 특별법 또한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 1월 남경필 국회의원(한나라당 수원 팔달)은 ‘수원화성 역사문화중심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동료 국회의원10명의 참여로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법안처리가 제18대 국회로 넘어가 새로 시작해야 할 처지인데다 같은 법을 추진중인 경주, 부여 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통과 또한 불투명 해지고 있다.

수원시는 103개의 공중화장실을 보유한 화장실 모범도시로 화장실에 관한한 일류를 지향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화성과 인접해 연무대, 창룡문외성, 봉화대, 진달래, 장안공원, 달맞이, 화성행궁 화장실 등 수많은 화장실이 운영되지만 밤 10시면 어김없이 문이 잠겨 공중화장실의 기능이 정지된다.

화성에는 조명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밤이면 가족단위로 성곽따라 돌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주간에는 관광코스로 밤이면 운동코스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조명시설이 땅에 연이어 박혀 있어 눈부심 현상으로 인해 보행자들의 시야를 어지럽히는 결과를 가져 오고 있다.

화성의 체계적인 운영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다는 취지로 수원시가 지난 2007년 9월 재단법인 화성운영재단을 설립 운영중이다. 관광안내소 운영, 관람 및 주차장 관리, 화성열차 운행, 기획공연, 수원화성홍보관 운영 등 경미한 사항에 대표이사를 포함 13명이 근무중이다. 화성운영재단 대표이사란 자리가 정치지망생들의 등용문 정도로 생각한다면 곤란하다. 이점 지켜볼 것이다.

안병현<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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