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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학무보 불러들이는 학교

수원의 한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은 둔 A씨는 학기초 학급회장 선거에서 은근히 아들이 떨어지기를 바랬다.

회장에 당선되었다가는 수시로 학교로 불려가 이것저것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회장에 당선되고도 나몰라라하면 더 큰 재앙(?)이 돌아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회장을 하고 싶어 하는 아들 의사와는 달리 마음을 먹어야 했던 A씨는 씁슬한 생각을 지울수 가 없었다.

부회장에 당선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체육시간이나 학교행사때 음료수를 싸들고 찾아가 아이들에게 나눠줘야 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시도 때도 없이 학교로부터 날아드는 각종 가정통신문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다. 이름하여 급식당번, 학교청소, 학교앞 교통지도에 참석해 달라는 가정통신문이 수시로 전달된다. 최근에는 납치범죄를 예방한다며 ‘어머니 방범대원’을 모집한다며 참가를 종용하고 있어 어머니들의 시름이 늘었다.

수원시내 인문계 여고 3학년에 다니는 딸을 둔 학부모 B씨는 최근 학부모 총회를 한다며 시내 모 음식점으로 나와 달라는 전화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학부모 총회란 기구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던 B씨는 3학년 일부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갖는 것인지 아니면 학교측으로 부터 모종의 연락을 받고 하는 총회인지는 모르겠으나 3학년 학부모들이 모이는 것은 뻔한 것 아니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침을 통해 시.도교육청이 급식당번, 환경미화 등을 이유로 학부모들을 동원하는 일을 금지하도록 하고 있으나 아직도 학교 현장에서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핑계로 학부모들을 학교로 불러 들이는 일이 흔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선 교육당국도 강건너 불구경 하듯 한다.

수원의 학부모 C씨는 “납치범죄가 기승을 부릴 때도 하교시간에 학교 앞에 나와 지도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던 교사들이 교무실에 앉아 이것저것 어린이를 맡긴 학부모들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떠넘기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수원시내 모 초등학교 H교사는 “어떻게든 학부모들이 찾아오면 나몰라라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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